[다시쓰는 전북 기업사] (38) 광전자 ③ 확장과 발전

"위기를 기회로" 국내·외시장 공격마케팅 대기업 '우뚝'

중국 광전자(대련)유한공사 전경. (desk@jjan.kr)

1980년대 광전자 그룹은 한국고덴시, 광전자, 나리지온 등 계열사를 설립하면서 그룹운영의 기초를 다진 후, 1990년대에 들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하게 된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인상, 긴축정책 지속, 각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전자산업은 성장 둔화를 예상하면서 경기동향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으나, 장기적인 불황에 대비하여 대기업을 중심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 개발, 생산설비 자동화,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 등이 심도 있게 추진됨에 따라 다소간 호전을 기대하면서 엔화강세로 인해 일본과의 국제경쟁력에도 유리한 입장에 있었다.

전자부품 산업 또한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국내에서는 수출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예측이 지배적이었던 관계로 수출주도형 기업인 광전자도 당연히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선진국의 반도체 수요 증가와 광전자만의 고유한 자체브랜드 개발에 성공하면서 오히려 광전자는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 된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광전자는 대부분의 제품을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에 의한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한국고덴시의 경우 일본고덴시의 태양전지와 광소자 하이브리드 어셈블리 제품을 중심으로 가동되었으며, 광전자의 경우 삼성전자의 소신호 트랜지스터(Small Signal Transistor) 중심의 OEM방식으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체브랜드에 의한 자기 상품의 필요성을 인식한 광전자는 자체브랜드를 통한 세계시장 진입을 위하여 1980년대 말부터 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이 때 설립한 연구소가 한국고덴시의 중앙연구소, 광전자의 전자연구소, 나리지온의 기업부설연구소 이다.

설립 초기에는 개발 인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R&D 투자도 보잘것 없었으나 현재는 총4개의 연구소(광전자의 생산기술연구소 추가 설립)에 100여 명의 연구인력과 매출액의 3% 이상을 R&D 분야에 투자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이들 연구소를 바탕으로 드디어 1990년대 초부터 광전자가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한 상품들이 탄생하고, "KODENSHI"와 "광전자"라는 브랜드를 부착한 제품들이 세계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광전자 그룹은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자체 브랜드가 출시됨에 따라, 광전자는 1993년부터 S사향 OEM 생산라인 외에 자체자금으로 연간 5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생산라인을 구축하였고 1994년에 첫 번째 자사브랜드 제품출하를 시작하게 된다.

한국고덴시의 경우는 일본 고덴시에서 이관된 사업이 단순한 수탁생산이 아닌 기술이전도 함께 진행되었고, 세계시장에서 "KODENSHI" 브랜드의 품질의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지속적인 사업확장에 따른 생산 스페이스 부족으로 1980년대 말부터 3년 주기로 1개 공장을 증설할 정도로 전성기를 맞게 되면서 5공장까지 확장되어, 현재는 익산 수출자유무역 지역의 1/3 이상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1994년에 IC와 포토다이오드를 하나의 제품에 실장한 원몰드 타입의 리모콘 모듈(One Mold RM) 개발 성공으로, 한 때 리모콘 모듈 분야에서 국내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광전자가 중소기업을 탈피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한국고덴시가 1980년대 말부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다면, 광전자의 경우는 1994년부터 시작한 자체브랜드 소신호 트랜지스터의 출시와 더불어 약 7년 동안 매년 3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면서 광전자 그룹사 전체가 지속적인 사업확장에 따른 이익 증가와 재무구조 안정으로 1996년 광전자, 1997년 한국고덴시가 한국증권협회에 상장하였으며, 1999년에 나리지온이 코스닥에 상장하였다. 특히, 나리지온은 코스닥 상장과 함께 광통신용 적외선 갈륨비소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여 벤처기업상등 유수한 상을 수상하며 유망중소기업으로 대두되었다.

짧은 기간에 광반도체 및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기존의 반도체 분야 선두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하게 됨은 물론, 이에 발맞춰 글로벌화 추진전략의 일환으로 한국고덴시는 1992년 중국 심양에 심양중광전자유한공사를, 광전자는 1996년 중국 대련에 광전자(대련)유한공사를 설립하여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중국 심양의 [장토(張土)개발구]에 설립한 심양중광전자는 200명의 인원으로 산업용 및 가정용에 사용되는 광센서를 생산하면서 종업원수와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늘려가면서 회사 규모를 키우기 시작하여 지금은 3,500명 규모에 년간 1억불의 매출 규모를 갖고 있는 심양의 선두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대련시 경제기술개발구에 위치한 광전자의 경우는 설립 초기부터 소신호 트랜지스터 생산설비를 이전하여 사업이관 1개월 만에 생산라인 정상 가동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이며 현재는 월 20,000장 규모의 5인치 실리콘팹(Silicon FAB)과 월 5억개 규모의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IC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일본에서는 설계 및 개발, 한국에서는 개발 및 생산, 중국에서는 대량 생산이라는 3국의 장점을 살리면서 Global화에 대비한 3국 분업체제를 완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