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대형 산불, 먼나라 이야기 아니다

신송철(인천서부소방서 구조대 소방장)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 '가을'은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지난해 언론에서 그리스와 미국의 대형 산불 현장을 접했지만, 산불의 무서움이 다소 반감된 분위기였다. 미국 내에서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LA 일대가 산불로 인해 여의도 면적의 50배에 달하는 산림이 소실되었고, 그리스 전역을 휩쓴 산불은 2만여 ha를 초토화시켰다.

 

대형 산불은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한 순간 앗아가고 이로 인한 대기오염도 심각한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500여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여 4000ha의 숲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산불은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되는데 특히 기후가 건조하거나 바람이 세게 불면 큰 산불로 이어져 아름다운 숲과 소중한 문화유산을 잃을 수 있음을 강원도 양양지역의 산불로 익히 알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림구조는 산불에 매우 취약한 형태를 갖고 있다. 국토의 70%가 산으로 되어 있는데다 산이 높고 험준하여 소방헬기가 아니면 사람이 직접 진화를 해야만 하는 구조다.

 

미국 LA산불이나 그리스 산불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어느 순간 우리나라의 산에서도 그와 같은 대재앙이 발생,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 넣을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대형 산불이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발밑까지 찾아와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체계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렇다면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고, 불길에 휩싸일 경우 침착하게 불이 약한 곳, 바람 부는 반대 방향으로 피해야 한다. 또 이미 타버린 지역과 저지대, 탈 것이 없는 지역, 바위 뒤, 도로 등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하며, 대피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경우에는 낙엽, 나뭇가지 등이 적은 곳을 골라 얼굴을 가리고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기다려야 한다.

 

/ 신송철(인천서부소방서 구조대 소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