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조성 사업을 둘러싼 수뢰 사건이 전직 교육감에 있어 전직 단체장, 대학 교수, 현직 시장 조카사위 등까지 연루되는 등 속칭 '뇌물 종합비리세트'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현재까지 뇌물 액수를 현금 5억여원과 미화 5만달러, 30억여원의 공사 수주 등으로 보고 있으며 교육 공무원과 지자체 공무원, 금융권 인사 등에 대한 연루 여부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24일 전주지검에 따르면 씨엔제이 관광산업은 골프장 신설과 확장의 인·허가와 토지 매입 및 용도 변경 편의를 위해 전북도교육청과 김제시에 로비를 했고 이 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이 오간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출신인 골프장 정모 대표는 지역 내 마당발로 알려진 전주대 최모 교수와 손을 잡고 최규호 전 교육감과 곽인희 전 김제시장 등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건네진 뇌물은 대부분 정씨로부터 나왔고 최 교수는 이를 최 전 교육감 등에 전달하고 청탁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규호 전 교육감= 지난 2007년 6월 최 전 교육감은 스파힐스 골프장 확장 예정부지에 포함된 농업기계실습소(김제 자영고)의 이전계획을 세웠다. 당시 이전 당위성으로 실습소 건물의 노후화로 인한 교육생 안전 위험을 꼽았다. 그러나 실습소의 현대화 추진계획은 김제시 도시계획과 맞물렸고 이전 비용도 10억원이 추가 소요되는 재정부담과 함께 토지 용도변경에 따른 김제시의 협조가 큰 현안으로 꼽혔다.
이후 이례적으로 토지 매각과 용도변경의 행정절차가 6개월만에 모두 완료됐다. 2008년 3월에 토지(체육시설) 변경결정 입안 제안서가 김제시에 제출됐고 도시계획 심의, 위원회 자문을 거쳐 9월 전북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의결됐다.
검찰은 이 때 골프장 대표 정씨가 최 교수를 통해 최 전 교육감에 5억여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최 전 교육감은 수사가 시작된 지난 9월 9일 잠적, 현재까지 45일째 도피 중이다.
▲전현직 김제시장 연관성= 골프장 초기 9홀 대표였던 최 교수는 정씨에게 회사 지분과 토지를 12억원에 넘겼다. 이후 대표가 된 정씨는 2006년 초 9홀 골프장 설립만으로는 수익성을 낼 수가 없다고 판단, 18홀로의 확장 계획을 추진했다.
검찰은 당시 정씨가 골프장 제반 시설에 대한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곽 전 시장의 힘을 필요로했고 평소 친분이 있던 최교수가 로비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곽 전 시장이 시장직에서 물러난 2006년 7월, 정씨가 최교수를 시켜 '그동안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뜻과 함께 곽 전 시장에게 미화 5만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 22일 평소 곽 전 시장과 친분이 있던 최교수의 부인 김모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곽 전 시장과 최 교수는 현재 뇌물수수와 제3자뇌물취득 등의 혐의로 수감중이다.
이건식 김제시장 조카사위 김모씨도 친척인 이 시장의 지위를 이용해 골프장 클럽하우스 공사를 따내려한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당초 스파힐스 골프장 클럽하우스 공사를 수주하기로 정씨로부터 약속을 받았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이후 정씨는 김씨에게 30억원 규모의 부산 모 회센터 골조 공사 수주권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외에도 김씨가 김제시 인사와 관련해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관가·금융권 수사 확대= 검찰은 골프장 조성과 관련해 김제시청의 인허가 과정에서 곽 전 시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와 담당 공무원들의 수뢰 여부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이어 도교육청의 김제 자영고부지 매각 과정에서 최 전 교육감과 교육청 공무원들의 개입 가능성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자본금 5억원 규모의 골프장 운영 회사가 전북은행으로부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 450억원을 대출 받는 과정도 눈여겨 보고 있다.
이처럼 전북판 '골프 게이트' 수사가 전방위로 펼쳐지면서 검찰의 토호세력 비리 척결에 대한 의지도 점차 강해지고 있어 향후 입건 대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