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현대車, 교통사고 유가족 어린이 소원 들어주기 행사

가슴속 아픔 보듬은 '희망의 선물'…마술쇼 등 3200여만원 상당 선물 전달

23일 현대차가 마련한 교통사고 유가족 어린이 소원 들어주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마술쇼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desk@jjan.kr)

#.정민혁 군(11·전주시 삼천동)은 7살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많지 않은 정 군이 기억할 수 있는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손을 잡고 다녀온 제주도 여행이 전부. 여전히 아버지의 빈 자리가 크게만 느껴지는 정 군의 소원은 그래서 엄마와 두 살 어린 동생이 함께 제주도에 다시 가는 것이다.

 

#.이현재 군(17·남원시 덕과면)도 지난해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여의었다. 학업과 진로에 걱정이 많은 이 군은 어머니를 대신해 3명의 누나와 함께 아버지, 한 살 어린 동생을 보살피고 있다. 새 집 마련이 평생 소원이었던 부모님. 이젠 아버지만의 바람으로 남았지만 지금이라도 좁고 낡은 집을 벗어나게 해드리고 싶다.

 

현대자동차는 23일 교통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어린이와 청소년 37명의 소원 들어주기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오전 11시 전주시 덕진동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 80여명이 참석해 다양한 공연을 보며 가족을 잃은 아픔을 달래는 한편, 소원 성취의 기쁨도 얻었다.

 

정민혁군의 어머니 최정희씨(41)는 "사진은 남아 있지만 아버지와 제주도 갔던 기억이 점점 흐릿해진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는데 현대자동차에서 소원을 들어줘 정말 감사드린다"며 "다음달에 갈 예정인데 설레고 행복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해 아내를 잃은 슬픔에다 5남매 키울 걱정에 막막하기만 한 이현재 군 아버지 이용덕씨(54)도 "아직 집이 마련된 건 아니지만 새 집 지을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내의 평생 소원도 곧 이루어질 것"이라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노트북·대학 등록금·학원비 등 37명의 갖가지 소원은 현대자동차와 협약을 맺은 국제이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의 도움으로 2주 내에 전달 받을 수 있게 된다.

 

현대자동차와 세이브더칠드런이 함께 하는 '세잎 클로버 찾기'는 교통사고 유가족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사회공헌사업으로 지난 2005년 이래 수백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오랜 바람을 이뤄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