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주제와 교과로 정복하는 논술-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과 정당성

●생각의 폭을 넓히자 [79] - 제시문

지난해 11월 28일 전북대학교에서 2010년 대입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한 학생이 심층면접을 보고 있다. (desk@jjan.kr)

■ 생각의 폭을 넓히자 - 제시문

 

[가] 고려대가 2009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하면서 특수목적고 출신 지원자들을 우대하려고 학교별 학력 차이를 지원자 성적 전형에 반영하는 '고교 등급제'를 적용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학입학 전형에서 고교별 학력 차이에 따라 점수를 환산하는 것은 현행 법령에서 금지돼 있다.

 

창원지법 민사6부(재판장 이헌숙)는 15일 고려대 2009학년도 수시 2-2 일반전형에 지원했다 떨어진 공아무개(21)씨 등 학생 24명의 학부모들이 고려대 학교법인인 고려중앙학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고려중앙학원은 원고들에게 1인당 7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고려대가 의도적으로 일류고 출신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고등학교별 학력 차이를 입학전형에 반영했다"며 "이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거나 합리성과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경우, 또는 불합리하거나 부당하게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경우로서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려대가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 전형 방법을 밝히지 않고, 탈락한 원고들에 관계된 전형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이 전형 방법과 원고들의 탈락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어 "대학입시는 전국민의 관심사로서 모집인원의 15~17배수를 선발하는 전형 1단계는 대학의 자율성보다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시 관리가 요구되는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각 700만원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2월 '서울 한 외국어고 학생은 90% 가까이 합격한 반면, 일반고 출신 학생은 내신 1~2등급도 여럿 떨어졌다'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등의 의혹 제기로 불거진 고려대의 고교 등급제 적용 논란이 일단락을 짓게 됐다. 당시 고려대는 이를 부인했으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고려대 쪽을 거들어준 바 있다.

 

대부분 고교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내신) 1~2등급인 공씨 등은 2008년 11월 내신 위주로 선발한다는 모집요강을 보고 고려대에 지원했으나 떨어진 뒤 자신들보다 내신 등급이 낮은 특수목적고 출신 학생들 상당수가 합격한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해 3월 각 1000만~3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고려대는 '각 고교들 간 내신성적 차이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지원자 성적에 반영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 "일류고생 뽑으려 고교별 학력차 반영…위법".한겨레.(2010.09.15)

 

[나] 입학사정관제는 우수 학생에 대한 개념적 변화와 함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입전형 방법이다.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특기, 리더십, 봉사성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춘 학생을 우수학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대되었고, 학생들의 적성이나 소질 등을 고려한 다양한 고교 교육과정에 대한 요청이 증대되어 이를 대학의 학생 선발과 연계시킬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므로 지식 정보화 사회에 맞는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잠재능력이나 특기, 리더십 등이 우수한 학생 선발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구체적인 방법이 입학사정관제이다.

 

입학사정관제는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며, 대학과 고등학교의 연계를 높일 수 있다. 기존의 입시에서는 학생부, 수능, 대학별 고사 성적을 모두 반영했고, 그 결과 학생들은 점수 기계로 전락하고 말았다. 학교는 치열한 입시 경쟁의 장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개성과 창의력은 말살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내신부풀리기 등으로 인해 대학의 고등학교에 대한 불심감은 팽배해졌다. (2009학년도 수시 2학기에서 고려대가 특목고, 특히 외고학생들을 1차에서 대거 합격시킴으로써 고교 등급제가 시비가 일었던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고 제대로 정착되면 학생들의 적성과 전공에 대한 열정 등이 중요해지고, 또한 고등학교와 연계활동이 강화되면서 공교육 또한 정상화될 것이다.

 

-대입대세 입학사전 대학가기, 임병욱&이명우, 올드엔뉴

 

[다] 입학사정관제는 1920년대에 미국 명문 사립대학들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제도이다. 당시까지는 학업능력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해왔었는데, 1920년대에 들어 갑자기 동유럽출신의 유대인 학생들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자 이러한 결과를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것으로 여겨 새로운 학생선발 제도인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였다.

 

새로운 제도의 근간은 재량권과 불투명성이었다. 재량권은 선발권자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기 위한 것이고 불투명성은 재량권을 어떻게 사용하든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리하여 세 개 대학은 뛰어나지만 세련되지 않은 이민 자녀를 배제하고 능력은 뒤지더라도 기부자의 자녀들-미래 지도자이며 기부자가 될 수 있는-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9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는 과거에 비해 훨씬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서는 대학이 생각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학생 숫자가 크게 증가하여 억지로 많은 학생을 탈락시켜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가령 하버드 입학처장인 William Fitzsimmons와 직원들이 신문에 쓴 글을 보면 너무 많은 학생들이 "정글 속의 생존경쟁에서 화려하게 살아남아"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최근의 시스템 속에서는 특권층의 자녀도 서로 경쟁해야 하며, 그들의 대부분은 3개의 최고 명문대학에 입학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특권층마저도 더 이상 자신의 지위를 자녀에게 대물림해줄 수 있을지 확신을 할 수 없다는 상황 자체가 대학 입학을 둘러싼 거대한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철저하게 대외비로 운영되었던 미국의 입학사정관제 역시 공개하라는 사회적 압력을 받고 있다.

 

- 입학사정관제 도입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 박남기, 2009 지역 소재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정착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자료(전주대학교)

 

■ 논술문 작성하기 - 생각 정리

 

<논제> 최근에 입시제도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논쟁이 있다. 제시문(가)에 나타난 우리사회 교육현실을 참고하여 (나)와 (다)의 입학사정관제가 사회통합과 공공의 선을 실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논하시오!(1,000자 내외)

 

■ 어떻게 설득할까 - 토론하기

 

제시문을 토대로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찬반으로 나누어 토론하여 보자.

 

제시문(가)

 

일부의 사립명문대가 현행법으로 금지된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사실이 논란이 되었다. 이를 대학은 부인했다. 이후 대교협의 조사에 신뢰를 하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가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1심 판결을 내렸다. 대학이 법을 어기고 고교별 학력차이를 입학전형에 반영해 일류 학생들만을 뽑으려 했다는 점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이는 헌법이나 법률을 어기거나 합리성과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경우에 해당한다.

 

제시문(나)

 

입학사정관제가 우수학생의 개념변화와 다양한 교육적 요구에 부합하는 대입전형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또한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을 평가하고 선발함으로써 성적위주의 학생선발을 지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학생의 적성과 전공에 대한 열정만이 높이 평가 될 수 있다. 또한 대학과 연계가 강화되고 정착되면 공교육 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제도라고 소개하고 있다.

 

제시문(다)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배경을 제시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가 정의롭고 공정한 의도와 목적을 가졌다기보다는 일부 특권층을 선발하기 위한 의도에서 출발하였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이 제도가 많이 보완되고 공정해졌지만, 특정한 명문대 입학을 원하는 학생의 숫자가 많아지므로 과열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해 공정성의 시비와 입학전형과정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정당성을 갖춘 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일부 특권층을 위한 제도로 정착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 맞게 소외계층의 학생들에게서 잠재력을 발견하는 제도로 정착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너무도 수량화되고 기계적인 답을 원하는 입시제도의 모순을 겪어 왔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도와 같은 제도는 선발 주체의 객관성과 공정성만 확보하면 지금까지 입시제도의 모순을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일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미국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입학전형 과정의 공개해 통해 대학과 학생간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 어떤 것이 출제됐나

 

입학사정관제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관심의 초점이 되는 대학입시제도의 하나이다. 아직까지 명문대학의 진학이 사회에 나가 기득권을 성취하는 조건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입학사정관제가 일부의 특권층을 위한 제도가 아닌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로 인해 사회구성원간의 갈등이 초래된다. 이렇기 때문에 입학사정관제는 정의, 인간소외, 자유와 평등 같은 개념들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통합과 공공의 선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따라서 논술 시험의 주제로 비중 있게 다양한 형태로 다루어져 왔다.

 

■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 토론 거리

 

1. 입학사정관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도인가?

 

2. 입학사정관제가 성공하기 위한 요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해보자?

 

3. 고교별 학력차를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차별인가?

 

4. 입학사정관제와 고교등급제는 필연적인 모순인가?

 

■ 어떤 교과와 관련됐나

 

- 고등학교 사회?문화 Ⅱ.개인과 사회 구조 3.사회 계층 현상의 이해

 

- 고등학교 사회문화 Ⅴ.현대사회와 사회문제 2.현대사회의 문제와 대책

 

- 고등학교 법과 사회 Ⅳ.국가생활과 법 3. 기본권의 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