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국수(國手) - 장세균

이 곳 전주출신으로 '한국바둑의 국보'라는 칭찬을 받고 있는 이창호 9단이 지난달 28일 결혼을 했다. 그가 전주출신이라는 사실이 전주시민의 자긍심을 높여주었다. 일본 기원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세계 바둑 인구는 약 3600만명이라고 한다.

 

그중에 중국이 약 2000만명, 일본이 800만명 그리고 한국이 약 700만명이다. 바둑의 기원(起源)에대한 학설은 많지만, 중국 요순(堯舜)시대에 요(堯)임금이 어리석은 자기아들, 단주(丹朱)를 가르치기 위해 만들었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된것같다.

 

바둑이 우리나라에 전래된때는 한사군(漢四郡)시대로써 중국인들의 잦은 왕래속에서 자연스럽게 이 땅에 전래된 것 같다. 그 후 800년경에 백제문화가 일본에 전파되면서 바둑도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보(棋譜)는 조선말기 갑신정변의 주역이었던 김옥균(金玉均)이 일본 망명시절에 '혼인보 슈에이(秀榮)'라는 일본인과 두었던 6점 접바둑이라고 한다.

 

우리 바둑의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기록문화에 약했기에 오래된 기보가 없지만 일본은 중세기때 유명인사들이 두었던 바둑 기보(棋譜)가 지금도 남아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보는 중국에 있는데 이 실존하는 기보는 서기 196년에 오(吳)나라 장수 손책(孫策)과 여범(呂範)이 두었다는 대국 기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오래전부터 바둑을 즐겼다는 기록이 중국의 구당서(舊唐書)에도 나온다. '고구려는 바둑 투호의 유희를 즐긴다'고 기록되어있고 중국 후한서(後漢書)에는 '백제의 풍속은 말타고 활쏘는 것을 중히 여기고 역사서적을 사랑한다. 토호 자포와 여러 유희가 있는데 더욱 바둑두는 것을 숭상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바둑 사랑의 백제인의 피가 유전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 초대 국수인 조남철 9단이 이곳 전북 부안출신이었다.

 

그 후 조남철 시대를 마감시킨 바둑기사가 김인 9단이었고 그 역시 전남 강진 출신이었다. 김인시대가 한동안 진행되다가 일본에서 바둑 유학을 하고 돌아온 조훈현 이라는 전남 목포출신의 바둑기사가 1973년부터 한국 바둑계를 석권하였다. 승부의 세계인 바둑에도 영원한 승자가 없듯 전주출신, 이창호가 뒤를 이은 것이다.

 

/ 장세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