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의 성공과 실패는 어떤 상품에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오히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체 자산 중에서 주식이나 채권펀드, 은행 예적금 등으로 어떻게 나누냐이다. 이를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이라고 한다. 자산배분은 주식, 채권, 현금성 자산 등 주요 자산군으로 투자 자금을 나눔으로써 투자위험을 조정하고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 각 자산은 투자위험과 기대수익의 수준이 각기 다른 데다 수익률 흐름이 각기 다르게 움직인다. 예를 들어 한 자산의 가치가 오르면 다른 자산은 감소하거나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자산배분은 많은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에 대한 최선의 보호가 된다.
실증적으로도 자산배분의 중요성이 입증된 바 있다. 지난 1974년부터 1983년 사이에 이뤄진 미국 91개 대규모 연금플랜에 대한 연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각 연금플랜의 수익률 변동의 3가지 요소를 자산배분결정, 시장예측, 증권선택으로 나눠 파악했다. 시장예측이란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인가 떨어질 것인가를 예측해서 주식 등에 대한 투자비율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증권선택은 향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선택해서 투자하는 의사결정이다. 연구결과 이러한 3가지 요소 중 자산배분결정이 연금플랜의 총 수익률 변동에 대해 91.5%를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증권선택이나 시장예측 요소는 각각 변동의 2.7%와 1.8%만을 설명했을 뿐이다. 이는 자산배분정책이 포트폴리오 성과에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이며 시장예측과 증권선택이 예상보다 적은 역할만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자산배분결정이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이라면 최적의 자산배분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모든 사람에게 다 맞은 최적의 자산배분을 결정할 수 있는 간단한 공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투자자의 투자목표와 적절한 투자기간, 투자 위험 허용수준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 자산배분은 한번하는 '이벤트(Event)'가 아니다. 그것은 삶을 살아가면서 계속 반복하는 것이며 계속 개선하는 과정(Process)이다.
재무설계 전문가(FP)가 자산배분과 관련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100-나이' 법칙이다. 만약 현재 35세라면 자산중 65%를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등에 남기는 것이다. 이는 매우 손쉽게 자산배분을 결정하는 유용한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젊었을 때 투자기간이 길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반대로 나이가 들면 투자기간이 짧기 때문에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는 원리다.
/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