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추정공격..한국송유관 폭발

"타이머 달린 폭발물 설치"..지방부족 소행 가능성도인명피해는 없어..석유공사 "경위조사.복구 진행중"

예멘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송유관 일부가 2일 폭탄 공격을 받고 폭발했다.

 

예멘발 폭탄소포 사건으로 전세계에서 알-카에다의 전방위 테러 위협이 커지고있는 가운데 현지 보안당국 관리들은 이번 공격도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입을 모으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폭발은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4시) 이전 예멘 수도사나에서 남동쪽으로 270km 가량 떨어진 샤브와주 석유탐사 4광구와 70광구 경계지점에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는 204km 송유관 구간 중 예멘 원유펌프기지로부터 31.5㎞ 떨어진 사막 지대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석유공사는 밝혔다.

 

예멘 보안당국 관리들은 알-카에다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관리는 누군가 타이머가 달린 폭발물을 송유관 밑에 설치한 뒤 폭파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아랍권 위성보도채널 알-아라비야가 전했다.

 

또 다른 관리는 "인근 주민들은 폭발음이 들린 직후 수십명의 무장 알-카에다대원들이 차량 2대에 나눠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한때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송유관 폭파를 주도한 것으로 스스로 주장했다고 보도했지만 이후 보도에서는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예멘에서는 각종 공사에서 배제된 지방 부족들이 지방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는차원에서 송유관을 폭파시키는 사례도 종종 있어 지방 부족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 예멘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현장 인근의 지방부족이 최근 공사현장 취업을요구하며 무력시위를 벌인 사례가 있다"며 "예멘에서는 지방부족이 요구를 들어주지않을 경우 시설물 파괴에 나서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4광구에 지방부족 민병대를 고용해 시설을 보호해 왔지만 송유관 길이가 길어 완벽한 경비는 애초부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2008년 5월 예멘 4광구 지분 50%를 인수했고, 이미 생산광구였기 때문에 송유관을 포함한 모든 시설은 설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예멘 4광구는 일 생산100배럴 규모의 소규모 광구다.

 

예멘에는 석유공사 소속 한국인 직원 10여 명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지만 4광구가 위치한 샤브와주의 극도로 불안정한 치안 때문에 현지 방문은 자주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 보안당국은 최근 예멘발 폭탄소포 사건과 관련, 핵심 용의자 검거를 위해이날부터 샤브와주와 마리브주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돌입한 상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현지 복구팀을 동원해 송유관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