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영의 아름다운 우리말] '슬로시티' 다듬으면 '참살이지역'

'참살이지역'은 '슬로시티'를 다듬은 우리말이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슬로시티(slow city)'는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연생태환경과 전통문화를 지키는 지역민 중심의 공동체'를 이르는 말이다.

 

'슬로시티'는 1999년,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을 벌이던 이탈리아의 소도시 오르비에토, 그레베, 브라, 포지타노 등 네 도시의 시장이 모여 물질만을 추구하는 삶을 걱정하면서 '인간답게 사는 마을'인 슬로시티 운동을 선언하면서 시작됐다.(홍정의, 2009) 그래서 '슬로시티'의 공식 명칭은 '치타슬로(Cittaslow)'이다.

 

2002년, 그레베시가 공식적인 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 '슬로시티'는 범지구적인 운동의 이름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안 증도와 완도 청산도, 담양 창평, 장흥 장평 등 전라남도 4개군이 2007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인증받았다. 2009년 2월에는 경상남도 하동군, 2009년 9월에는 충청남도 예산군이 추가 돼 우리나라에만 총 6개의 슬로시티가 지정됐다.

 

2010년 6월, 경상남도 하동에서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 중 처음으로 국제 슬로시티 총회가 열려 유럽 중심이던 느림 운동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 전통을 장려하는 참살이지역

 

참살이지역에서는 비록 불편하더라도 인간의 삶을 위해 조성되었던 전통적인 것들을 재생하고 재활용함으로써 지속적인 건강을 추구하는 데 비중을 둔다. 개발보다는 역사를 유지하고 대도시 따라잡기 대신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환경 정책에 신경을 쓴다. 식재료 또한 전통적이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재배되며 유전자 변형을 가하지 않은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즐기는 것을 장려한다.

 

그 결과 위기에 처했던 전통적인 특산품이 재생산되면서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보존되는 것은 물론 지역민 중심의 삶이 실현되면서 더불어 생태주의적이고 친환경적인 삶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지역의 유기농 음식을 섭취하려는 노력만 하더라도 공해 없는 자연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 이렇게 쓰세요

 

참살이지역이란 고유한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지키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참살이지역 운동은 민간인이 주도하는 범지구적인 운동이다.

 

 

/ 장미영(전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