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어항 세면대

금붕어 살리려면 물 아껴 쓸 수밖에

우리나라는 나른 나라들에 비해 물 값이 싼 편이다. 유럽 국가들이 음식점에서 생수를 유료로 파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공짜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수도세도 저렴한 편이니 먹는 물도 쓰는 물도 별 생각 없이 사용한다. 세면대에 물을 틀어놓고 세수를 하거나 부엌에서 설거지를 할 때도 마찬가지. 물 부족 국가임에도 '물을 아껴 쓰자'같은 구호는 와 닿지 않는 요즘, 이런 세면대가 있다면 저절로 물 아껴 써지지 않을까?

 

산업디자이너인 얀 루(Yan Lu)가 만든 '어항 세면대'는 이름 그대로 어항과 세면대를 합친 독특한 형태를 갖고 있다. 세면대가 어항에 연결이 돼 있어 사용하는 물의 양에 따라 어항 속 물의 양이 줄어드는 것. 줄어든 어항 물은 물을 잠그면 다시 천천히 복구되지만 한 번에 많이 물을 사용하면 어항의 물이 줄어들면서 금붕어는 죽게 된다. 평소 물을 틀어 놓고 세수를 하거나 이를 닦았다 해도 이 '어항 세면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 동물을 걱정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세면대는 물을 아끼는데 효과만점이다. 혹 금붕어가 떠다니는 물을 사용하는 게 꺼려진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외관상으로 연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세면대에서 나오는 물은 파이프를 통해 공급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