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볼품도 없고 능력도 없지만 만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따뜻한 성품을 가진 그녀는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이 꿈이다.
장미꽃 같은 엄마가 있다.
화려하고 멋지지만 다가가면 가시 때문에 찔리고 마는 그녀는 욕망을 위해 딸마저 버리고 오로지 앞만 보고 내달린다. 세 남자를 거쳤지만 단 한 사람도 사랑하지 않은 그녀는 사랑하는 방법조차 모른다.
15일 첫선을 보이는 SBS TV 새 일일극 '호박꽃 순정'(극본 하청옥, 연출 백수찬)은 그런 두 여자가 평생을 존재도 모른 채, 혹은 무시한 채 떨어져 살다가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드라마의 주무대는 굴지의 식품기업과 시장터 백반집으로, 순정과 준선은 각기 요리사와 요식업계의 큰손이다.
8일 목동 SBS에서 열린 '호박꽃 순정'의 제작발표회에서 김정민 CP는 "호박꽃 순정의 청순한 매력과 장미꽃 준선의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연출을 맡은 백수찬 PD는 "연속극이 가장 통속적이고 진부하고 보수적인데, 연속극이야말로 가장 보편적인 감수성을 갖는 장르가 아닐까 생각하고 이번 작품 역시 그렇게 그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타이틀 롤인 순정 역은 이청아가 맡았다. 지난 1월 막을 내린 KBS 1TV 일일극 '다함께 차차차' 이후 다시 한번 일일극에 도전하는 그는 이번에는 주인공을 맡아 각오가 남다르다.
이청아는 "원래 우리 드라마의 제목이 '장미의 화원'이었는데 '호박꽃 순정'으로 바뀌자 주변에서 무척 좋아하더라"며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 화이팅하는 마음도 들고, 대본이 다 내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그는 "순정은 밝고 건강한 캐릭터"라며 "지금까지 작품 중 내가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준선 역은 최근 MBC TV 사극 '김수로'를 끝낸 배종옥이 맡아 데뷔 후 최초로 악녀를 연기한다.
배종옥은 "그간 내가 악녀 역을 안 해봤더라. 그래서 이번 드라마가 내게는 신선하고 새로운 도전이다"며 "새로운 역할을 맡을 때마다 내가 복이 많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변신을 할 기회가 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 진태현, 장현성, 최준용, 박시은 등이 출연한다.
진태현은 굴지의 식품기업 사주의 외아들 유민수 역으로, 새엄마인 준선과 대립각을 세우는 동시에 그의 딸인 순정을 사랑하게 되는 인물이다.
그는 "웃기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장현성은 준선의 두 번째 남자이자, 준선이 첫 남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순정을 친자식처럼 키우는 현묵 역을 맡았다.
그는 "순정이 혈육은 아니지만 기르면서 친딸처럼 키우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강한 남자다. 준선에게 배신당했지만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순정을 정성을 다해 키운다"고 말했다.
준선의 첫 남자이자 순정의 친아버지 광운 역의 최준용은 "못된 놈이지만 그것은 준선에게 상처받았기 때문"이라며 "나중에 개과천선하는 장면이 나오니 기대해달라"며 웃었다.
그는 "어릴 때 배종옥 씨의 열렬한 팬이었는데 이번에 상대역으로 연기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