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일의 방학을 끝낸 학교가 일제히 개학을 했다. 구릿빛 얼굴로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은 간만에 마주한 친구들과 방학동안 일어났던 일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학생들은 책상과 마루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겁없는 아이들은 유리창 난간에 올라서서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열심히 유리창을 닦았다. 아이들은 방학동안 정성스럽게 만든 과제물을 한아름 안고 앞다투어 선생님께 제출했다. 텅 비어 있던 교실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최근 학생 체벌 금지로 인해 수업 내 분위기가 흐려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정겨웠던 우리네 교실 풍경이 더없이 그리운 순간이다.
/ 정지영ㆍ디지털 자료화사업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