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복원·보존, 국민적 관심 높여야"

예원예술대 개교 10주년 학술 심포지엄 '그림 應目會心 하며 만나다'

(왼쪽부터)강대일 교수, 한경순 교수, 전경미 교수 (desk@jjan.kr)

지난해 2월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사건으로 500년을 이어온 우리의 역사와 민족의 자존심이 화염 속으로 사라졌다. 이로 인해 문화재를 본래의 모습대로 복원하고, 보존하는 일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예원예술대 개교 10주년을 맞아 열린 문화재 보존학과의 국제학술 심포지엄'그림, 應目會心 하며 만나다'는 국내 문화재 보존 과학에 대한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자리였다.

 

강대일 한국전통문화학교 보존과학과 교수는 "숭례문은 우리의 문화재 보존철학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에 대해 경고를 주기 위해 스스로 몸을 불살랐다고 본다"며 "문화재를 보존하며 활용해야 하고, 활용하며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1997년부터 용인대를 시작으로 국립공주대, 경주대, 예원예술대 등에 문화재 보존학과가 개설되고 있지만, 전공 교수와 이론·실습시간이 적어 내실을 기하기 어렵다며 문화재 보존 전문가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찰 벽화를 보존하려면 예방적 보존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경순 건국대 회화과 교수는 "한국의 사찰 벽화는 외부환경에 노출돼 있어 채색층에 대한 보존 처리와 습기의 유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어렵다"며 "예방 보존에 힘쓴다면, 벽화의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경미 예원예술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근대 이후 정읍 영모재와 담양 미암사당, 임실 양요정과 같은 민화적 그림과 조선 후기 교화적 목적에 의해 그려진 벽화의 영향으로 2000년대 이후 서민을 위한 담장벽화가 유행한 것"이라며 "대중미술의 역사적 흐름을 간직한 벽화의 보존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또한 "조선후기 벽화는 석회를 반죽하여 바른 벽이 아닌 모래와 흙을 섞어서 바른 벽에 그린 것"이라며 "조선 말기 혹은 일제 강점기 유입된 새로운 건축 표현에 기인해 잘못된 상식이 통용됐다"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