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남방 상공에서 저고도 정찰 훈련 임무를 수행하던 공군 RF-4C 정찰기가 지난 12일 낮 12시 30분께 임실 운암면 청운리 나래산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정찰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이 사망했으며 추락한 정찰기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났다.
사고지점은 하운암 파출소 뒤편 순창∼운암 국도 확장공사 현장 인근으로 정찰기가 나래봉과 1차 충돌한 뒤 나래산으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한 가운데 탐색구조 헬기와 구조요원, 폭발물 처리반 등을 급파해 사고현장을 조사했다.
최초로 사고 현장에 도착한 하운암 파출소 관계자는 "'나래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는 신고가 12시41분에 접수 돼 산불이 난 줄 알고 주민들과 현장에 갔다"면서 "정찰기가 추락해 잔해가 곳곳에 흩어져 있었고 추락하면서 난 산불로 인해 수목들이 새까맣게 타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에는 너비 20m와 깊이 5m 가량의 웅덩이가 생겼으며 부서진 정찰기의 잔해가 인근 100m까지 흩어져 있었다.
추락 사고를 신고한 김모씨(29·임실 운암면 청운리)는 "집에서 밥을 먹고 있는 데 '꽝'하는 소리가 들려 밖에 나왔다"면서 "얼마 후 헬리콥터와 비행기 등이 나래산 주변을 맴돌고 있어 119에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추락한 정찰기는 수원 39전술정찰비행전대 소속으로 전방석에는 김동춘 대위(31·학군29기)가, 후방석에는 전북 익산 출신 김균세 대위(27·공사54기)가 탑승하고 있었지만 비상탈출을 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공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 11시50분께 수원기지에서 이륙해 임무 수행 중이던 공군 RF-4C 정찰기가 저고도 정찰훈련 임무 중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고 밝혔다.
공군은 14일 오후에도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1990년 처음 도입한 RF-4C정찰기는 주한미군이 운용하던 것으로 당시 모두 18대를 들여왔다. 항속거리 2214㎞/h, 순항속력 945㎞/h, 최대속력 2349㎞/h, 최대상승고도 1만 8104m인 이 정찰기는 평상시에는 휴전선 부근에서 비행하며 북한을 촬영한다.
한편 RF-4C 정찰기는 지난 2008년 4월 강원도 평창군의 한 야산에도 추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