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죽막동유적지, 세계문화유산 잠재력 갖췄다

'동아시아 해양 실크로드와 부안' 세미나서 지적

부안 죽막동 유적지가 동아시아 해양제사 유적지로서 세계문화유산의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죽막동 유적지를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하기 위한 학계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12일 부안군청에서 '동아시아 해양실크로드와 부안'을 주제로 열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세미나에서 임효재 동아시아고고학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은 "동아시아 제사 유적지 중 유일하게 남은 것은 죽막동과 일본 오키노시마가 유일하다"며 "일본 오키노시마 유적지가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올려진 만큼 우리도 이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죽막동 유적지는 국립전주박물관이 1992년 발굴 조사한 우리나라 최초의 제사 유적지로 백제를 비롯해 대가야, 중국 남조의 제사유물 800여 점이 출토, 중국과 일본을 잇는 해상 교통의 요충지로 평가받았다. 윤명철 동국대 교수도 "죽막동 유적지가 있는 부안은 중국 강남에서 들어오는 길,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길, 한반도 남부 동안에서 오는 길, 일본열도에서 오는 길이 만나는 지점이었다"며 "죽막동 유적지가 동아시아 해양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재 회장은 이어 "오키노시마는 작은 파편까지 추려 8만여 점에 이르는 유물들을 국보급으로 지정한 반면 죽막동은 전체 유적지 중 1/10만 발굴된 상태"라며 "국내·외 학계를 중심으로 죽막동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이를 위한 교육적 시설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화섭 전주대 교수는 "항해 보호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당제의 역사는 백제 죽막동 해양 제사의 전통이 현재까지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며 "죽막동에서 출토된 인형이 용왕굿의 띠배보내기 의식에서 봉헌물로 바쳐지는 허세비와 흡사한 것을 볼 때 죽막동은 해양신앙의 관점에서도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부안군이 주최하고, 전주대 산학협력단과 변산해양문화포럼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심승구 한국체육대 교수, 곽장근 군산대 교수, 조상진 전북일보 논설위원, 이혜은 동국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