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모저모

수험표 놓고 오고…고사장 못찾아 '발 동동'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북교육청 전주지구 제7 시험장인 전주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긴장한채 교실에 앉아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도내에서는 입시 한파는 없었지만 지각 사태는 여전했다.

 

순찰차에 탄 채 교문을 통과하는 긴박한 모습의 수험생도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40분쯤 장계중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는 오모군(18·장수고)은 학교 앞에서 경비를 서던 유모 경위에게 "수험표를 놓고 왔다"며 도움을 청했다.

 

유 경위는 오군을 태우고 집으로 향했고 동시에 다른 직원은 오군 집에서 수험표를 받아왔다. 중간에서 수험표를 건네 받자마자 약 16km를 전속력으로 내달린 유 경위 덕분에 오군은 시간 내에 입실했다.

 

군산 영광여고에서 시험을 볼 예정이던 김모(18)양은 고사장을 착각해 중앙여고로 왔다. 하지만 이미 오전 8시 18분. 입실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다급한 맘에 발을 구르던 김양은 경비 중이던 군산 흥남파출소 김모 경사에게 도움을 구했다. 고사장은 순찰차로 5분 거리. 김 경사는 무전기로 상황을 설명하며 순찰차에 김양을 태운 채 8시 23분에 교문을 통과했다.

 

전주 송천동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는 "시계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수험생의 외마디 비명에 경비 중이던 전주 덕진경찰서 이모 이경의 시계를 빌려 입실하기도 했다.

 

뇌성마비 등 장애로 인해 시험특별관리 대상자에 해당된 지원자 23명의 수능도 무사히 치러졌다.

 

전주시 효자동 동암재활학교에서 별도의 시간표와 감독관의 특별 관리를 받은 이들은 오전 7시부터 부모와 간병인 등의 도움을 받아 속속 입실했다.

 

이들은 장애 특성별로 5개 교실에 나뉘어 시험을 봤고 장애 유형에 따라 일반 수험생보다 최고 1.5배의 시험 시간을 배정 받았다.

 

또 교실마다 2명의 감독관들이 배치 돼 답안지에 답을 옮겨적기 어려운 학생을 위해 답안을 대신 적어주기도 했다.

 

동암재활학교 신판준 교장은 "어려운 환경을 딛고 서울대를 비롯, 자신들이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한 장애학생들도 많다"면서 "몸이 불편해도 백지 답안지를 제출하거나 시험 도중 포기한 학생은 지금까지 단 한명도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