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겉도는 '긴급복지 지원제도'

최근 도내서도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자살은 개인주의가 발달한 탓이거나 부의 양극화가 빚어낸 병리다.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높다. 교통사고 사망자 보다도 자살자가 더 많다. 물질 위주의 급속화 산업화가 빚어낸 총체적 사회 병리현상이 자살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인명경시풍조도 한 몫 거든다.자살자는 청소년부터 전연령대에 걸쳐 고르게 나타나지만 아직껏 대책 마련은 미진하다.

 

농경사회가 주축을 이뤘던 예전에는 이웃간은 물론 근린집단간에도 따뜻하게 정을 나누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산업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면서 인간성 상실에 따른 이웃간에 대화의 단절로 인한 소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인정이 극도로 매말라 갔다. 물질위주의 가치관이 팽배해지면서 개인주의만 발달해 그만큼 사회적 그늘이 깊게 드리워졌다. 이 같은 복합적인 상황이 자살을 많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IMF를 거치면서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확충 안돼 경제적 요인으로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늘었다. 심지어는 개인 빚과 생활고에 시달린 나머지 가족과 함께 동반 자살을 극단적으로 택한 사람도 증가했다. 사회적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자살은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 의제로 삼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공동체의 안녕을 위협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순식간에 망가 뜨리기 때문이다.

 

그간 일선 행정기관에서 경제적 이유로 극단을 선택하는 위기 가정에 도움주는 '긴급복지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웃과 서로간에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않고 사는 상황속에서 이 같은 제도가 있는지 조차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사람이 수두룩하다. 특히 일선 말단 행정 조직인 이·통장의 역할이 미진한 것도 큰 문제다. 이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주면 위기 가정을 찾아내서 지원을 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특히 긴급복지제도를 이용하기 위한 절차가 까다롭고 지원도 일시적 물질 도움에 그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무튼 자살은 사전 징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웃간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 주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사회 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긴급복지 지원제도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렵고 고통스럽게 사는 이웃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