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초등학교 반장 선거 보다 못한 국립대학 총장 선거

국립대학교 총장 선거가 초등학교 반장 선거보다 못하다는 평과 함께 편이 갈린 대학 교수 사회의 씁쓸한 단면이 재판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전주교육대학 유광찬 총장 후보자는 지난 4월20일 총장 후보로 등록, 3명의 교수와 경합을 벌인 결과 투표를 거쳐 총장 후보자로 선출됐다.

 

그러나 총장 선거에서 패한 후보자를 지지하는 일부 교수들이 '유 총장 후보가 선거 지지를 부탁하며 10여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고 선물을 돌렸다'는 내용으로 수차례에 걸쳐 검찰에 진정,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유 총장 후보자를 교육공무원법위반 혐의로 법원에 기소했고, 당초 9월 1일 총장으로 취임할 예정이었던 유 후보자는 임용이 유보됐다.

 

기소 내용에 나와있는 선물 목록을 살펴보면 식당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비누(시가 1000원), 허브액(200원), 사진액자(5000원) 등 돈을 들여 구입하지 않아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들이었다.

 

물품을 나눠준 교수도 3~4명 등 소수에 불과했지만 상대 후보를 지지한 일부 교수들은 기부행위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비누를 제공한 해당 식당에 찾아가 "1개만 팔라"고 사정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교수는 유 총장 후보가 일간지 신문에 기고한 철학 내용의 원고를 선거 홍보물로 신고했고 후보자 등록 이전에 받았던 북라이트(싯가 5500원)를 선거 후 7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보아도 선거 문화에 승복하지 못하고 총장 임용 후보자를 끌어내리기 위한 하나의 음해 작전임을 알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물품 가격을 떠나 누구보다 뛰어난 도덕성과 청렴성을 지켜야 할 국립대 총장 선거와 관련해 선물이 오갔다는 사실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상대를 음해하기 위해 신고하고 공짜로 나눠주는 물품을 '돈을 받고 팔아라'고까지 요구 한 것은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를 양성하고 있는 대학의 교수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가 없다.

 

모든 결정은 법의 판단에 맡기고 이제라도 서로 화합해 참 교사를 양성할 수 있는 전주교육대학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