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60년대에 우리 먹거리의 70% 이상이 쌀이었다. 그러나 지금 쌀이 우리 식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 미만이다.
국민소득이 향상되고 부가가치높은 먹거리가 다양하게 생겨나 육류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100년 전 집에서 빵을 만들어 먹던 네덜란드는 99%의 국민이 공장에서 가공된 빵을 사먹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햇반류의 제품이 어디서든지 볼 수 있고 김치조차 대량생산되고 있다.그러나 쌀을 중심으로 농업정책을 펴다보니 쌀을 남아돌고 단백질 식품인 고기는 수입에 의존하는 기이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다른 측면을 보자. 주방면적은 점점 줄어들고 식품공장 면적을 늘어가고 있다. 이것이 세계적 추세다. 소득이 올라갈수록 주방에서 조리하는 일이 줄어든다. 따라서 가공식품이 발달한다.
앞으로도 식품산업은 무한대로 발전할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기능화될 것이다.
예전에는 가난했기 때문에 육류소비가 활발하지 못했다. 그런데 불과 몇년사이 육류 섭취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육류를 대량으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산시설이 필요하다.
또한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 덩달아서 관련 곡물이나 채소값이 오르게 된다. 이런 변화는 즉각 다른나라의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렇듯 세계의 식단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 변화를 따라가지 않으면 산업이 낙오되고 만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변화를 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의식은 굉장히 보수적이며 변화를 빨리 쫓아가지 못한다. 우리 농업이 다른나라에 뒤쳐지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농업은 소규모 농사에 집착한다. 반면 선진국은 기업화 농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농업의기업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을 개선해야 한다. 물론 자신의 텃밭에 고추를 심는 것도 농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농업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이라면 농업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다.
농업의 변화는 농사짓는 기술혁명도 아니고 식품을 만드는 기술혁명도 아니다. 일은 기계가 하고 사람은 그 기계를 다루는 체제로 변해가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설비 집약적 생산 체제의 구축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미국은 노동생산성이 우리의 약 100배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농업경쟁력이 가장 떨어지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니 자꾸 정부가 개입한다.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힘을 약화시키고 경쟁력을 떨어 뜨리고 있다. 이런 시스템 하에서는 자생력을 키울 수 없다.
따라서 농업을 기반으로 한 2차, 3차 식품산업의 육성이 무엇보다 농업을 일으켜 세우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