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씨가 가냘프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라서 갈색이나 카키 계열이 어울릴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종합적으로 그런 이미지를 살려보았는데요, 요건 골든볼, 하얀색과 보라색의 색카네이션도 고급스럽죠? 이건 '리시얀샤스'인데요 김대중 전대통령이 좋아하던 꽃이랍니다. 이건 이름처럼 웃음이 묻어나는 스마일락스, 이건 아즈마소국인데요 재미있게 아줌마소국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초록색 하트모양의 나무 바구니에 정성을 가득담은 그녀는 앞으로도 좋은 방송 해달라고 당부도 잊지 않는다. 애청자의 사랑을 듬뿍받는 MC의 모습이 보기좋다. 역시 방송의 꽃은 MC인가보다.
방송 1주년 맞은 MC에게 쏟아진 선물공세로 며칠간 방송국 식구들이 포식을 한것까진 고마운 일이었다. 며칠 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하루 월차를 내고 다음날 출근했더니 MC가 5×××님이 방송국에 다녀갔다고 전해준다. 5×××님이라면 지난 여름 손수 경작한 옥수수를 마대로 한 자루 보내주셨던 분이다. 뜨거운 여름 볕에 옥수수 물대기도 힘들었다는데, 택배비도 만만치않았을 그 농산물의 결실을 받고 감동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번에는 집에서 기른 닭이 낳은 유정란 한 판에다 음료수까지 한 박스를 가져오셨단다. 출출하던 차, 계란 한판을 삶아서 방송국 직원은 물론 다른 사무실 직원들까지 공양을 잘 했는데, 하얀 박스 안에 의외의 선물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게 뭐냐면요, 옻닭이래요." 닭을 보내겠다고 해서 조리된 음식인줄 알았는데, 박스를 열어보니 각종 약재가 들어있는 손질된 옻닭이 얌전히 드러누워 있더라는 것이다. 사무실 직원들이 나체로 드러누워있는 닭을 보고 박장대소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집으로 가져가 부모님 몸보신하시라 했더니 선진씨 어머니도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대략난감'이란다. 요 며칠, MC 1주년을 축하하는 애청자들의 꽃바구니와 찐빵, 계란, 기타 등 선물에 즐거웠다. 옻닭은 먹지 않았지만 그 순수함이 에너지를 보충해준다. 그나마 산 닭을 보내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 순박한 애청자가 산 닭을 보내주셨다면 그가 '꼬꼬댁'거리며 방송국을 휘젓고 다닐지도 모를 일이다. 하긴 그마저도 고맙고 유쾌한 일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