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이 흔들린다] (중) 지구대 24시

밤만 되면 취객들과의 전쟁

짙은 안개로 인해 전주의 가시거리가 200m에 불과했던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전주 덕진경찰서 소속 전주아중지구대 경찰관들은 '짙은 안개의 영향인지 오늘따라 이상하게 조용하다'며 입을 모았다.

 

유흥·숙박업소가 밀집 돼 있는 전주 인후동과 우아동 일대를 담당하는 아중지구대는 평소 밤만 되면 취객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곳이다.

 

강태호 아중지구대장(경감)을 비롯해 모두 41명의 경찰관들이 소속된 아중지구대. 이날 야간 근무는 4팀이 맡았다.

 

조창옥 아중지구대 4팀장(경위)은"유흥주점이 많은 지역이라 취객들의 신고가 다른 지구대보다 많이 접수되는 편이다"면서 "위급상황이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기때문에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동절기보다는 하절기가 눈코뜰새 없이 바쁘고 20∼30대의 젊은층과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난동을 피우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대부분 취객들입니다. 경찰이라고 해도 욕설을 퍼붓는 경우는 다반사고 지구대로 연행하려면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실제 며칠 전에는 거나하게 취한 20대 남성들 사이에서 싸움이 벌어져 출동해 제압했지만 이 과정에서 밀고 밀치는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취객을 귀가조치 시키기 위해 부축하려고 하면'경찰이 선량한 시민을 때린다''강제적으로 끌고 간다'는 등 적반하장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고 귀띔했다.

 

조창옥 팀장은"경찰을 때린다거나 지구대에서 난동을 피우면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시키지만 심한 경우가 아니면 설득해 보낸다"면서"10일부터는 송년회 등 연말모임이 맞아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에는 지구대 21곳 파출소 140곳, 치안센터 91곳이 있으며 2200여명의 경찰관들이 최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