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이대로는 안된다] (상) 파산 부르는 부실대출

대주주·임직원들 편법·불법 자행

지역민들의 금고 역할을 해왔던 토종 저축은행들이 임직원들의 불·탈법으로 고사위기를 맞고 있다.

 

전일상호저축은행의 파산으로 3만5000여명의 예금주 피해가 발생했고 전북상호저축은행의 파산을 이유로 무려 972억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저축은행 대주주와 은행장, 임직원 들의 불법 대출에 따른 파산 사례와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12월 현재 도내에서 운영 중인 저축은행은 6개사이며, 이중 향토 저축은행은 스타저축은행 단 한곳이다.

 

3년 전만해도 전일상호저축은행, 스타저축은행, 고려상호저축은행, 익산 나라저축은행, 부안 현대저축은행, 군산 전북저축은행, 군산 한일저축은행 등 7개사가 운영됐지만 3곳이 임직원의 불법대출 비리와 관련해 파산했고 3곳도 자체 경영 등을 이유로 타시도 은행과 합병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파산된 전일상호저축은행 은행장 김모씨는 서민들이 평생 모은 600억여원을 송두리째 날려버리고 검찰 수사망을 피해 도주했다.

 

검찰 수사 결과 김씨는 은행장 직위를 이용해 건설사와 특정 개인에게 수백억원대의 불법 대출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김씨는 불법 대출에 따른 커미션으로 수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은행은 파산됐고 5000만원 이상을 예치한 예금자 3만5000여명은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평생 모은 돈을 허공에 날리게 됐다.

 

군산 전북상호저축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은행 대표와 이사, 감사가 모두 한통속이 돼 369억3000만원을 부실 대출했고 금융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지난해 8월 최종 파산이 결정됐다.

 

이과정에서 은행 전 대표 등 임직원 6명이 특정 건설사에게 불법 대출을 해주고 이에 따른 대가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적발돼 기소됐으며, 972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부안 현대상호저축은행도 은행장 김모씨와 직원 등 11명이 공모해 지난 2005년 5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명의 차주'120여명 앞으로 126회 대출을 통해 538억원을 부정대출, 이중 388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은행장을 포함한 전 금감원 간부까지 모두 16명이 적발됐다.

 

전주고려상호저축은행은 총자산이 자기자본비율에 못 미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정조치 대상으로 분류된 뒤 부산상호저축은행에 인수돼 지금은 전주저축은행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익산 나라·군산 한일저축은행도 타시도 은행에 인수됐다.

 

부실로 퇴출된 저축은행을 이용한 서민들의 자본은 은행 대주주와 임직원들의 쌈짓돈으로 쓰여졌고 일부는 부도를 앞둔 기업들에게 대출이 나가는 등 저축은행의 대출 권력이 임직원에게 쏠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의 파산이나 인수합병으로 드러난 피해금액은 환산 할 수 없지만 최소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게 관련자들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수사 결과 대주주나 출자자, 은행장의 편법·불법 대출이 내부적인 암묵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부실한 주택 개발이나 건설사에 수백억을 대출해주는 대가로 고액의 커미션을 받는 경우도 발생 하는 등 저축은행 전반에 대한 경영구조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