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영화의 향연' 10돌 맞아 더 뜨겁다

15~19일 전주영화제작소 '2010 골방아트 필름 영화제'

(좌)이시다 다카시의 '부실', 케이지 아이우치의 'MARIA MARAI MARIA' (desk@jjan.kr)

깜깜한 미술관 블랙박스에서 가로 12m의 초대형 스크린에 한 줄기 빛이 나온다. 네 개 화면으로 연결된 스크린에서는 커튼을 내리는 소피아 로렌, 하모니카를 부는 팀 로빈스의 영상 등이 이어진다. 세계적인 미디어 작가 크리스찬 마클레이의 대표작 '비디오 사중주'다. 이처럼 미디어 작품과 경계에 놓여 있는 실험영화는 이야기 구조가 없다. 이미지와 관련된 실험만 있을 뿐이다.

 

비영리, 비상업을 표방하는 '2010 골방아트필름영화제(위원장 정상용·이하 골방영화제)'가 열린다. 골방영화제는 실험영화와 다큐멘터리, 미디어아트 등을 통해 상업 테두리에 갇혀 있는 영화의 경계 허물기를 표방한다.

 

10돌을 맞은 골방영화제는 그간 상영됐던 우수 섹션을 선별, 실험영화와 아트애니메이션 섹션으로 내놓는다.

 

15일 오후 4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정상용 위원장의 영상과 두댄스의 무용이 어우러진 실험영상퍼포먼스'Free(가제)'로 막이 오른다.

 

일본 실험영화의 '거장'으로 불린 이이무라 다카히코 감독의 '러브', '시간에 관하여' 등 에로티시즘에 사회비판을 담아낸 초현실주의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70년대 초부터 독립 단편 애니메이션만을 고집해 온 세키구치 가츠히로 감독의 8mm 소형영화를 모은 'NOISE OF 8mm 소형영화'도 주목을 모은다. 오사카 애니메이션그룹 수프의 작품을 초대한 'NOISE OF ANIMATION'은 '어두운 이미지를 벗어나자'는 상징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실험영화 워크숍(15~16일 오전 10시 전주영화제작소)과 골방영화제의 10년을 돌아보는 영화 포스터와 영상으로 구성된 특별전(15~19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기획전시실)도 덤으로 누리는 재미다.

 

골방영화제가 내년부터는 '전주국제 실험이미지 필름 페스티벌'로 새롭게 거듭난다. 정상용 위원장은 "내년부터는 골방에서 나와 소규모 게릴라 영화제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한다"며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감독과 작품들이지만, 한국에는 최초로 소개되는 것들이 있는 만큼 많이 와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