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전북도민들의 뜻을 LH이전 문제를 담당하는 실무부서와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보고하겠다" "정부가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고 공정사회의 룰에 맞게 처리될 수 있도록 대통령한테 건의하겠다."고 한 그의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믿는다.
국토해양부 업무를 이 장관한테 하소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참으로 딱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 장관이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전국을 돌며 '민원 해결사'로 불릴 만큼 적극적이고 진정성을 갖고 민원을 처리해 왔다는 점에서 그를 찾은 건 잘한 일이다.
LH이전 업무를 1년이 넘도록 질질 끌고 지역대결 구도로 몰아간 원인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태도 때문이다. 원칙이 흔들리고 소신 없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차일피일 미뤄온 탓이 크다. 결국 무원칙한 태도 때문에 전북과 경남이 정치권을 동원하며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LH이전의 기본 원칙은 당초 분산배치였다. 국토해양부가 이런 방침을 전북과 경남에 통보했었다. 그런데도 경남은 줄곧 일괄이전 입장을 견지했다. 두 지역이 대립한다면 국토부가 조정역할을 하든가, 역량이 없다면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는 자치단체한테 불이익을 주는 등 일정 역할을 하는 게 순리 아닌가. 이런 역할을 정부가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혼란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우려스런 현상은 경남(330만명)이 전북(185만명)보다 인구가 많고 여당지역인 데다 국회의원 숫자도 많을뿐 아니라 대통령 부인 고향이 진주라는 사실 때문에 LH는 사실상 경남 이전으로 결정됐다는 설이다. 이른바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결정인데 그렇게 된다면 전북도민을 분노로 몰아가는 최악의 결정이라는 걸 정부는 알아야 한다.
이건 이명박 정권이 지향하는 공정사회의 룰이 아니다. 또 원칙을 깨는 결정이 돼서도 안된다. 원칙이 이행될 때 정부에 대한 신뢰도 바로 세워진다. 원칙과 신뢰가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기본 가치가 돼야 한다. LH 문제에서도 이런 가치가 새파랗게 살아있다는 걸 이재오 장관이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