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아가야...이 틀속에 지푸라기를 넣고 이렇게 탁!탁! 바디를 쳐주면 가마니가 되고, 새끼는 이렇게 꼬는 거란다...""아하! 아버님, 그 다음은 어떻게 하는 거에요?"
최근 김제시 새마을지회(지회장 김용철)가 여성가족부와 공동협력사업으로 실시한 다문화가족 디딤돌교실에서 한 다문화가정의 가마니 짜는 모습과 새끼 꼬는 장면이다.
이날 우리고장 전통문화인 짚풀공예를 가르쳐 준 강사는 2010년 짚풀공예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최생규(85)옹이며,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열심히 따라 배우는 교육생은 필리핀 출신의 결혼 4년차 막내며느리 에빌린(27)이다.
에빌린은 "집에 있으면 오히려 익숙치 않은 언어로 대화하기가 괜시리 어렵고 시아버지와 남편, 시댁식구들이 어려웠는데 이렇게 밖에 나오니 편하고 좋다"면서 "자주 이런 기회가 있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다문화가족 디딤돌교실에는 며느리와 손주까지 4대가 모여 6주간 지푸라기에 매달려 새끼를 꼬고 짚신을 삼고 나중에는 가마니를 엮어가는 과정에서 메마른 지푸라기에 어느덧 생기가 붙어졌고, 가마니의 씨줄 날줄은 사랑이 되어 엮어졌다.
김제시 새마을지회는 이번 다문화가족 디딤돌교실 외에도 1:1 멘토링 친정가족 맺기 행사를 갖는 등 지난 2007년 부터 꾸준히 다문화가족 관련 지원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김용철 지회장은 "매년 해오던 다문화가정 지원활동이 행사성 위주로 흐른다는 지적이 있어 이번에는 새마을부녀회원들과 자매결연을 통해 좀더 친밀하고 차별화 된 지원활동이 됐음 하는 바람에서 디딤돌교실을 운영했다"면서 "다문화가정의 적극적인 참여속에 의미있는 행사가 된 것 같아 매우 기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번 디딤돌 교실은 차별화 된 다문화 관련 활동으로 주목을 끌었으나 좁은 지역사회에서 다문화가정 활동들이 다문화센터와 여러단체에서 중복적으로 실시되는 문제점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좀 더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단체 상호간 분업 협력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