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구제역으로 24일 현재 전국적인 살처분 대상은 1,750농가의 소와 돼지 등 29만여 마리로 2002년의 역대 최대 피해규모인 16만여 마리를 훨씬 넘어섰다. 피해 지역도 17개 지역으로 가장 넓다. 이제 어느 마을에 발생했다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전북도는 최근에 방역대책본부상황실을 운영하고 도내 구제역 유입 차단에 강도를 보다 높이기로 했다고 한다. 방역초소를 50개소에서 70개소로 확대하고, 살아있는 소와 돼지 등은 지역 유입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1마을 1공무원 담당제를 운영해 예찰과 소독이행을 점검하고 지도하는 등 도내 사육 175만여 마리의 가축 보호에 차단막을 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구제역이 계속 확산되는데도 발생 원인과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국내에서 구제역은 2002년 이후 자취를 감췄으나 올해 들어서는 1월과 4월에 이어 세 차례나 창궐(猖獗)하고 있는 상황이다. 발병이후 정부와 당국이 안이하게 대응한 탓이 크다. 잘못에 상응하는 책임이 뒤따랐다면 철저한 시스템 구축과 운영으로 당국의 방심을 막을 수 있기도 했다.
이렇듯 전염성이 강하고 경로조차 알지 못한 병의 특성 때문에 일찌감치 대유행의 우려가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근본적인 방역체계를 세우지 못한 채 단기 대응에만 급급하는 바람에 같은 허점을 노출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상황이 발생하면 그저 매몰하고 백신만 내세우는 건 한심하다. 미덥지 않은 대처로 시민을 더 이상 불안에 떨게 해선 안 된다.
구제역 발생 자체를 원천 차단하긴 어렵다 해도 확산 최소화는 방역당국의 몫이다. 그간 방역체제는 차단벽을 쌓는다고 부산을 떨었지만 허점 투성이였다. 물론 정부 혼자 힘으로 이번 사태를 헤쳐나갈 순 없다. 구제역 확산과 지역 유입 차단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성공적인 방역체계를 갖추는 데는 농가와 함께 시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