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서 놀이를 빼앗아 버리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공부만 시킨다. 하루 종일 책만 들여다보고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 불쌍하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가지고 누구와 어떻게 놀든 놀이는 인간본성의 창조 행위다. 놀이만큼 큰 인간 공부는 세상에 없다. 놀 줄 모르면 살 줄도 모른다. 하루 종일 혼자 공부만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무섭다. 아이들에게 하루에 한 시간씩이라도 운동장에서 노는 시간을 주면 어떨까. 아무 계획도 세우지 말고 아무 간섭도 하지 말고 아무런 장부도 만들지 말고 그냥 놀게 하면 어떨까. 교사들도 하루 한 시간 쯤 그냥 놀면 안 되나?
인성교육과 성적 제일주의 교육은 절대 공존할 수 없다. 말장난이다.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조차도 가르치지 않은 잔인한 경쟁교육만을 시키고 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어떻게든 일등만 하라고 가르친다면 사람이 짐승과 무엇이 다른가.
눈이 많이 온 날 아침 아파트를 걸어 나가는데 초등학교 1, 2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서너 명이 눈사람을 만들며 놀고 있었다. 노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바라보고 있는데 그 중 한 아이가 노래를 부른다.
"학생이라는 죄로 학교라는 교도소에서 교실이라는 감옥에 갇혀 출석부라는 죄수 명단에 올라 교복이라는 죄수복을 입고 공부라는 벌을 받고 졸업이라는 석방을 기다린다."
놀랍고 충격적이다. 내가 "너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니?" 라고 물었더니, 너무나 쉽게도 "맞잖아요." 한다. 그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교육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희망도 그렇다.
새해에는 우리 아이들이 하루 한 시간만이라고 공부로부터 석방되어 마음껏 뛰노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 김용택(본보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