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얼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모습은 다를지언정 자신의 고유성을 대표하는 각자의 심벌(Symbol)을 갖고 살아간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도 바로 그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이 태극기를 바라보며 감격하던 표정들은 보고 또 보아도 신이 났다.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도 이슈가 되었다. 전주시 노송동자치센터에 11년째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해 온 시민과 전국에서 남몰래 선행을 하는 얼굴 없는 사람들은 세밑 한파와 폭설을 단숨에 녹여 주었다.
반면에 타블로와 쥐 식빵 사건은 얼굴 없는 인터넷 댓글들이 사실 확인 없이 만들어낸 사회적 파장이었다. 피의자로 오해 받던 주인공들은 이제야 그 의구심의 소용돌이에서 빠져 나왔지만 쉽사리 마음의 상처에서 치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로그인만으로 들어가서 여과 없이 글을 올리고 사라지는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에덴동산의 선악과의 유물인가? 경쟁사회가 빚어낸 어두운 현실인가?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IT 강국이 되었고 세계 각국에 PC를 비롯한 휴대전화(모바일폰)을 수출하고 있다.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악성댓글, 해킹의 수단으로 악용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불을 이롭게 사용 할 때만이 방화와 같은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순기능이 역기능을 이길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신뢰와 나눔과 사랑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다.
이제 2011년 새해가 밝았다.
온 국민이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를 카운트다운하며 꿈꾸어 온, 더 맑고 더 밝은 땅으로 가꾸어 가며 아들·딸에게 말하고 싶다. "행복하고 살만한 세상에 태어난 것을 축하해~"라고.
/ 이재인 (전주 굿모닝어린이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