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진기(유정완 완주 봉서초교 5학년)
드디어
우리 집에 새 사진기가 생겼다.
아빠께서 큰 맘 먹고 사셨다는
우리 집 새 사진기
꽃, 시냇물, 사람들
새 사진기가 찍는 사진도
모두 새 사진이다.
꽃이 가득한 사진에서는
히야~ 향기가 나고
시냇물 속엔
퐁당~ 뛰어들고 싶다.
사진 찍는 것이 좋아
플래시까지 펑펑 터뜨려 대는 사진기야!
공부 때문에 지친 내 마음도 찍어서
우리 아빠께 전해줘.
▲ 최미영 교사
정완이의 시 '새 사진기'는 티 없이 맑은 동심이 잘 살아 있습니다. 각 연마다 사진기에 대한 정완이의 생각과 느낌이 진솔하고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끝 연의 '공부 때문에 지친 내 마음도 찍어서 우리 아빠께 전해줘'라는 표현은 시의 내용을 싱싱하게 살아 숨쉬도록 해서 전체를 돋보이게 하는 데 큰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야구공(이성훈 완주 봉서초교 5학년)
예전엔 깨끗하고 멋있었던
내 야구공
지금은 실밥이 풀리고 찢어지고
많은 상처도 있어 더럽지만
나는 이 야구공이 좋다.
왜냐하면
나랑 같이 다니며
정이 들었으니까
전학 와서 혼자 외롭게 놀 때
이 손 저 손 열심히 날아다니며
친구를 만들어준
내 야구공
마음을 나눈
내 야구공
▲ 최미영 교사
성훈이의 시 '야구공'을 읽고 있으면 성훈이가 야구공을 얼마나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비록 낡고 오래된 야구공이지만 외로움, 추억, 우정을 함께 나누었기 때문이지요. 절실한 감동을 담아 진솔하게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한 시입니다.
다람쥐(박수진 순창 인계초교 3학년)
얼마 전 우리 집에 다람쥐가 생겼다. 다람쥐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우리가 학교에 갈 때쯤이면 엄마는 바람을 쐬라며 다람쥐 우리를 밖에다가 내다 놓았다. 그런데 다람쥐 우리를 내다 놓으면 고양이가 꼭 밖에서 다람쥐를 기다리며 계속 있었다. 고양이는 다람쥐가 나오기만 하면 잡아 먹으려고 했나보다.
'다람쥐는 얼마나 무서웠을까?'자기를 잡아먹으려는 고양이가 눈앞에 떡 서 있으니 말이다. 쫓아도 쫓아도 고양이는 계속 다람쥐 우리 앞을 찾아 왔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얼마 뒤 다람쥐는 그만 죽고 말았다. 고양이 때문에 다람쥐가 계속 스트레스를 받았나보다.
나는 다람쥐가 너무 불쌍했다.
▲ 김상옥 교사
바람을 쐬어줘야 하는 다람쥐. 그리고 그때마다 나타나는 고양이, 다람쥐 우리 앞에 범처럼 떡 버티고 서 있는 고양이 모습이 그림의 한 장면처럼 선명히 떠오릅니다. 늘 같은 일상인 것 같아도 마음의 눈을 뜨면 이렇게 새로운 글감은 언제나 주위에 있습니다.
학교 버스(김민수 순창 인계초교 5학년)
오늘도 학교버스를 기다린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시간만 흐르고 오지 않는다.
하필 오늘은 안개까지 꼈다.
학교 버스가 오는 길을
하염없이 쳐다본다.
그때 멀리서 불을 켜고
다가오는 노란색 버스
"야호! 학교 버스다!"
드디어 보물을 찾는 기분이었다.
▲ 김상옥 교사
초겨울입니다. 밤새 차가워진 공기로 아침엔 안개가 자욱하니 세상을 뒤덮습니다. 아침마다 언제 올지 모를 버스를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 그리고 마침내 뿌연 안개를 밀치고 불을 켜며 버스가 들어섰을 때의 그 기분은 정말 보물을 찾은 듯한 마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