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미래이자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새만금에 하늘길을 열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전북의 새로운 향토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북 출신의 중견그룹 CEO인 이스타항공그룹 이상직 회장(48)은 지난 2007년 가을 고향 전주에서 군산에 본사를 둔 이스타항공의 설립을 발표했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의외로 썰렁했다. 이미 중부항공의 실패를 맛 본 탓 인지, 제대로 된 공항도 없는 전북에서 항공사를 왜 설립하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던 것이다.
항공오지인 전북에서, 새만금시대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하늘 길이 필요하다는 게 평소 이 회장의 지론이었지만, 지자체나 언론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국내 대표적 저비용항공사로 자리매김
그리고 3년여가 흘렀다. 이스타항공은 전북을 대표하는 항공사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LCC(Low Cost Carrier;저비용항공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국제공항이 있는 다른 지역의 지자체에서는 이스타항공의 본사 이전을 요청하고,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약속하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불과 3년여 사이 이스타항공은 도민들의 자랑스런 향토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스타항공의 모체가 바로 이스타항공그룹이다.
이스타항공그룹은 이스타항공이 설립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10월이면 전주시내에서 한바탕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시내 호텔들은 모두 동이나버리고, 저녁에는 전북대 운동장에서 시민들을 위한 '전북도민 희망콘서트'가 마련된다. 수십 대의 관광버스가 도로 위를 줄지어 서있고, 전주시내 막걸리 집에서 밤이 늦도록 이들의 흥겨운 술잔이 이어진다.
이 풍경은 해마다 이어지고 있는 이스타항공그룹의 '한마음대회' 풍경이다. 단순한 기업의 직원연수라는 개념을 뛰어넘어 향토기업으로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시민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함께 어울린다는 열린 생각이 만들어낸 모습이다.
▲이스타항공 등 14개사 구성된 중견그룹
이스타항공그룹은 제조업(플랜트 및 정밀기계)과 관광·항공물류, 금융, 기타서비스 등 4개의 계열별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14개 관계사들이 모여 구성된 중견그룹이다. 흔히 사람들에게 가장 알려진 기업이 '이스타항공'이고, 그래서 이스타항공그룹으로 불려지고 있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코스피 상장기업인 케이아이씨(KIC)를 알고 있고, KIC그룹이라는 말도 들어봤을 수 있다.
이상직 회장이 항공사업에 뛰어들기 전까지 이스타항공그룹은 주식시장에서 'KIC그룹'으로 통했다.
이 회장이 2000년 무렵, 성공한 증권맨으로서의 길을 뒤로 한 채 기업 경영인으로 변모하면서 처음 경영 일선에 뛰어든 기업이 ㈜케이아이씨다.
당시 연간 15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리던 이 회사는 이 회장이 취임하면서 연간 1500억원 이상으로 매출규모가 10배 이상 성장했다.
KIC와 더불어 그룹내 제조업 분야의 큰 축을 이루는 회사는 ㈜삼양감속기다.
삼양감속기는 독일과 일본 등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감속기 기술의 국산화에 앞장서면서 국내 감속기시장의 선두주자로 부상하며 중국 및 동남아 등 해외로까지 시장을 뻗어나가고 있다. 여기에 ㈜동명통산, ㈜현대종합기계 등이 제조업 분야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관광·항공물류 분야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이스타항공㈜이 있으며, 새만금방조제 명소화 선도사업인 신시도 전망휴게시설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관광개발이 포진해 있다. 금융분야에는 자산운용회사인 이스타투자자문㈜과 벤처 창업 등을 지원하는 이스타벤처투자㈜가 있다.
기타 서비스분야에는 부동산개발 전문회사인 ㈜텐커뮤니티와 인테리어 및 건축설계 전문인 ㈜와이그룹디자인, ㈜와이그룹유앤아이 등이 있다.
▲이스타항공그룹의 '전북사랑'
그룹 최고경영자의 '고향사랑'영향이라고 할까. 이스타항공그룹은 이상직 회장의 고향인 전북에서 대규모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스타항공의 제트기(B737-NG)를 본사 소재지인 군산시에 등록하면서 다양한 지방세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폐쇄직전의 군산공항이 이스타항공의 취항과 더불어 다시 회생의 기회를 얻었으며, 정부에서도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을 위해 미국과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에 나서는 등 지역사회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이스타항공그룹은 말만 무성할 뿐 실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새만금에서 ㈜새만금관광개발을 통해 가장 먼저 민간투자사업의 깃발을 꽂았다.
또다른 계열사인 ㈜케이아이씨도 미국의 신재생에너기업인 레드라이온과 손을 잡고 군산 비응항 입구에 가스플랜트설비공장 부지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군산에 본사를 둔 예쓰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와 실사협의를 거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