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인물이 우리 고장 익산 여산 출신이라는 건 자랑스런 일이다. 후손이나 자치단체가 가람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유물을 보존하며 생가를 단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익산시가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밝힌 '가람시조마을' 조성도 그런 일환이다. 여산면 원수리 일대 2만여 ㎡의 부지에 사업비 130억원을 투입, 시조문학관과 교육·체험·전시관을 건립하고 걷고 싶은 테마길과 휴게 공간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올해 타당성 심의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로 1억 원을 책정했지만 전액 삭감되고 말았다. 익산시의 재정여건이 열악한 마당에 130억 원이나 투입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하느냐는 이유로 삭감됐다는 것이다.
일단 용역비를 세워놓고 적정 규모를 도출해 추진하면 될 텐데도 아예 예산을 반영치 않았으니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익산시나 시의회가 단 1g의 문화마인드라도 있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업은 당초 여산면민과 가람기념사업회 회원 등 시민 600여 명이 지난 2005년 가람문학관을 건립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청원했던 것이 시발이다. 5년 동안이나 표류하다 귀중한 문화자원을 사장시켜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일자 익산시가 작년 '가람시조마을' 조성사업으로 확대, 2016년 완공 예정으로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사업이다. 이래 놓고도 예산을 세우지 않았으니 시민을 기만한 것이 아니고 뭔가.
다른 지역에서는 없던 것도 있는 것처럼 컨셉을 설정하고 관광상품화하는 마당에 익산시는 있는 것도 살리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익산시가 문화컨셉이 있다면 지방기념물 제6호로 지정돼 있는 가람 선생 생가에 국가예산을 지원받아 일찌감치 '현대 시조의 메카'로 꾸몄어야 맞다. 구더기 무서우면 장 못 담그는 법이다. 익산시는 추경예산을 세워서라도 가람시조마을을 규모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