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구독률(購讀率)은 전체 가구 중 일정 기간 특정 일간신문을 유료로 구독하는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광고주협회나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업체 등이 신문의 수용자(독자) 조사를 할 때 이 가구구독률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가정에서 구독하지 않더라도 신문을 읽는 독자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사무실 등 직장과 영업장 구독자도 상당수에 이른다. 특히 인터넷신문 독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열독률을 반영하지 않고 가구를 대상으로 구독률만 조사한다면 커다란 오차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열독률(閱讀率)은 신문을 읽는 비율이다. 구독 여부와는 상관 없이 최근 일정 기간 동안 신문을 읽은 사람을 대상으로 어떤 신문을 가장 많이 읽었는 지의 비율이다. 특정 신문을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읽었는 지를 분석하는 지표인데 신문의 매체력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된다.
한국광고주협회가 발표한 2010년 미디어 리서치 조사결과(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1만명 대상)는 신문 구독률이 29.5%였다. 하지만 열독률을 기준으로 한 조사 결과는 이와 크게 다르다. 통계청이 2009년 7월6~20일 전국 15세 이상 3만7000 세대를 방문, 조사한 결과는 열독률이 66.4%였다. 이 조사만 봐도 구독률과 열독률의 차이는 현격하다.
전국 16개 시도별 '열독률 톱 10'(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중앙지가 13개 지역에서 모두 1위였지만 부산· 강원· 제주에서는 해당 지역신문이 각각 1위를 차지한 것이 눈에 띈다. 또 전북· 전남· 광주 등 호남에서만 한겨레가 1위로 나타난 것이 이채롭다.
호남의 '열독률 톱 10'에서는 한겨레(13.2%)에 이어 전북일보가 10.1%로 2위를 기록했다. 지역신문이 2위를 차지한 것은 전북일보가 유일하다. 이런 열독률 조사결과가 매체 영향력과 광고주협회 판단에 반영돼야 하는 건 당연하다.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때마침 한국신문협회가 최근 현행 신문독자 조사 방식에 문제가 많다며 13개 관련기관 · 단체에 개선을 요구했으니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이 기회에 열독률 위주로 전환하고 조사대상 연령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야말로 시대변화를 반영하는 것일 것이다.
/ 이경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