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기인사 논공행상돼선 안된다

전북도를 비롯한 각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인사철을 맞고 있다. 고위직 공로연수와 정년퇴직에 따른 인사수요가 발생한 전북도는 늦어도 이달 안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시·군 부단체장도 4명이나 바뀔 예정이어서 서기관급 이하 인사 폭도 상당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전주시는 국장급 10명 가운데 7명을 교체하는 등 대규모 인사가 예정돼 있고 일선 시군 역시 정기 인사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전북교육청도 일부 국장 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개방형과 계약직 등 사무관급 이하 행정직 인사를 준비중이다. 다음달엔 교장·교감 등 교원 정기 인사가 예정돼 있다. 구성원들이 인사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인사철을 맞아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시스템에 의한 인사를 하라는 것이다. 쉽고 평범한 것 같지만 실천이 어려운 주문이기도 하다. 어느 조직이나 인사관리 규정이 있고 세부 원칙이 마련돼 있다. 그런데도 선출직 단체장 체제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원칙이 훼손되고 자의성이 개입된 인사를 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자괴감과 무력감에 빠지는 구성원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사례도 있다. 어느 자치단체의 경우, 사무관 인사때 서열 1위와 다면평가 1위 직원을 배제시키고 3위 직원을 승진시킨 일이 있었다. 별의별 억측이 난무했다. 승진 탈락 직원은 한달 동안이나 이런 사실을 가족한테 알리지 못했다고 한다. 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어느 국장급 인사는 지사가 바뀐 뒤 '물 먹는' 인사가 몇차례 계속되자 우울증에 걸려 병원 신세를 졌다. 한 때는 자살 충동을 느꼈고 가스통을 짊어지고 도청에 들어가 불질러버리고 싶은 충동을 여러번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런 사례를 열거하자면 수도 없다. 말로는 공정·투명인사를 외치지만 뒷 구멍으로는 친·불친과 기여도(?)를 따지고, 전임자 사람을 색출해 불이익을 준다. 야비하다. 조직의 생산성과 능률성을 높이기는 커녕 조직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이번 인사는 6.2선거 뒤 단체장과 교육감의 의중이 실린 사실상의 첫 인사다. 그만큼 관심도 많다. 선거 논공행상식의 인사를 한다면 조직을 망치고 말 것이다. 두 눈 부릅뜬 구성원들의 눈초리를 두려워 해야 한다. 과거 도의회는 인사특위를 구성, 바로 잡기도 했다. 지방의회와 공무원노조가 방관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