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10시15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11 아시안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C조 2차전을 벌이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측면 크로스 봉쇄'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호주는 지난 10일 인도와 1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면서 아시아 정상 도전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당시 인도와 경기에서 호주는 '측면 크로스에 이은 중앙에서 마무리'라는 다소 단조로워 보이는 공격패턴을 이어갔다. 중앙 미드필더인 마일 제디낙(겐츨레르비를리이)과 제이슨 출리나(골드코스트)가 공을 잡아 좌.우측면으로 공을 내주면 다시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려 팀 케이힐(에버턴)이나 해리 큐얼(갈라타사라이)이 해결하게 하는 방식이다.
호주는 전반 11분 브렛 에머턴(블랙번)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케이힐이 골문으로 달려들며 오른발로 차 넣어 선제골을 뽑았고, 전반 25분에는 오른쪽 풀백 루크 윌크셔(디나모 모스크바)의 패스를 받은 큐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전반 추가시간에 터진 세 번째 골은 에머턴의 크로스에 이은 브렛 홀먼(AZ알크마르)의 헤딩골, 후반 20분 마지막 골은 윌크셔의 프리킥에 이은 케이힐의 헤딩골이었다.
비슷한 상황에서 계속 골이 터지는데 인도 수비들은 알면서도 당했다. 그만큼 호주의 측면 크로스가 날카로웠고, 골 결정력도 탁월했다.
호주는 한국을 상대로도 측면, 특히 오른쪽을 주 득점 루트로 사용하는 공격 패턴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전망이다. 측면 자원들의 기량이 워낙 좋은 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헤딩머신'으로 통하는 케이힐이 공격수로는 그리 큰 키가 아닌 178㎝임에도 공중볼 다툼에 능해 팀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선 인도와 경기에서 오른쪽 미드필더인 에머턴은 물론 오른쪽 풀백인 윌크셔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에머턴과 윌크셔는 각각 2도움을 올렸다.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왼쪽 풀백 이영표(알힐랄)의 수비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미드필더와 유기적 협력 수비가 필요하다. 게다가 신장이 좋은 중앙수비수 사샤 오그네노브스키(성남 일화.195㎝)와 루커스 닐(갈라타사라이.185㎝) 등이 공격에 가세하는 세트피스 상황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서형욱 MBC 축구해설위원은 "호주 선수들은 경험, 기량을 두루 갖췄고, 유럽 리그에서도 주축으로 뛰는 선수들이다. 이름있는 선수는 2007년 대회(8강)보다 줄었지만, 오히려 올해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면서 "호주가 원래 측면이 강점이지만 우리는 높이에서 강한 팀은 아니라서 고전할 수 있다. 다만 호주는 측면 수비가 강하지 않고 상대의 빠른 공격 전개에 대처가 좋은 편이 아니라 이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 위원은 이번 경기는 "지상전(한국)과 공중전(호주)의 대결의 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중원에서 짧게 짧게 패스 플레이로 만들어가는 스타일이고, 호주는 측면 크로스를 활용해 공격을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서로 다른 장점이 있어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