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은 무얼까. 열정과 미래를 보는 통찰력, 그리고 빠른 의사결정이 아닐까.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이형규(58)전주대 대학원 특임교수가 「디시전 메이킹」(Decision Making·메디치)을 펴냈다.
이 교수는 최선의 판단과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 위해 '몰입 - 소통 - 통찰 - 결단'으로 이뤄지는 4단계 과정을 제시한다. 그가 말하는 '몰입'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과정이다. 판단을 내려야 할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개인적인 문제이든 대의명분이 뚜렷한 문제이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소통'이다. 한 번 물러서서 바라보면 더 넓어진 시야를 갖게 되는 법. 그는 여기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내고, 간과했던 점을 재발견하는 '통찰'하게 된다고 조언한다.
그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20여 가지의 방법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소개한다.
행정공제회 이사장(2006~2009)을 역임했던 그는 투자기관 CEO로 3년 만에 자산 1조6000억원을 불려 '투자시장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웠다. 그는 영국 탐험가 어니스트 새클턴 일행의 남극 횡단 이야기를 담은 「인듀어런스」를 예로 들면서 의사 결정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how to)' 보다 '무엇을(what)', '왜(why)' 해야 하는 지 묻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소중한 것을 얻고 싶을 때 '절벽에 선 마음'으로 매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어려움은 간절함을 만들고 간절함은 몰입도를 극대화 시킵니다.'칼끝에 선 마음'으로 몰입하면, 어떤 잡념이 파고들 수 있겠습니까."
그는 2003년 행정부지사 재직 때 부안방폐장 설립이 무산됐던 이야기를 꺼냈다. 경제 효과와 10만명이 넘는 고용 효과를 내세우며 군산에 방폐장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2005년 주민 투표에서 경주에게 빼앗긴 것.
그는 "경주는 천년 고도의 명소이면서도 울산의 중공업 발전을 몇 십년간 옆에서 지켜본 도시였다"며 "경주 주민들은 지역 발전에 대한 열망과 방폐장 유치에 대한 간절함이 군산 시민들보다 훨씬 앞섰다"고 회고했다.
진안 출생인 그는 성균관대를 졸업했으며, 국무총리실에서 28년간 재직하면서 기획수석 조정관을 지냈다. 미국 시라큐스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와 경제학 석사,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객원 연구원으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