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1막'..호주오픈테니스 17일 개막

2011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테니스대회가 오는 17일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파크에서 막을 올린다.

 

남반구의 뜨거운 태양 아래 30일까지 2주간 열전에 들어가는 호주오픈은 매년 시즌의 본격적인 시작 알리는 첫 번째 메이저 대회로 한 해 동안 남녀 테니스 판도를 점쳐볼 기회다.

 

총상금은 지난해보다 100만 호주달러가량이 오른 2천500만 호주달러(한화 276억3천만원)로 남녀 단식 우승자에게는 각각 220만 호주달러(24억3천만원)이 주어진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역시 남자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의 라이벌 대결이다.

 

라파엘 나달은 지난해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 7회 우승, 시즌 상금 846만 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전까지 매번 고배를 마셨던 US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9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며 24세의 나이에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호주오픈에서 나달이 우승하면 1969년 로드 레이버 이후 42년 만에 처음으로 연속 4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남자 선수가 된다.

 

나달은 지난 9일 시즌 첫 공식 대회인 카타르 엑손모바일 오픈에서 독감으로 고열에 시달리는 바람에 4강에서 탈락하며 좋지 않은 출발을 했지만 "4개 메이저 대회를 연속 석권할 수 있는 일생의 기회다. 호주 오픈에서는 제 컨디션을 찾겠다"며 벼르고 있다.

 

페더러는 대회 2연패로 랭킹 1위 복귀를 향한 발걸음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개인 통산 네 번째 대회 우승컵을 안은 페더러는 뒤이은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 US오픈에서는 결승에도 오르지 못해 '테니스 황제'의 시대가 저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투어 이상급 대회에서 5차례 우승을 차지하고 지난해 11월에는 시즌 최종전인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바클레이스 월드투어 파이널 결승에서 나달을 제압하면서 건재를 알렸다.

 

올해로 만 서른이 된 페더러는 새해 첫 공식 대회인 카타르 엑손모바일 오픈을 우승으로 장식한 뒤 "나달을 따라잡아 세계 1위가 되려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나는 준비가 돼 있다"며 정상 탈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는 생에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하고 로빈 소더링(4위.스웨덴)과 앤디 머레이(5위.영국)도 페더러-나달의 '양강 체제' 전복을 노린다.

 

여자 단식에서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대회 정상에 올랐던 서리나 윌리엄스(4위.미국)가 부상 여파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현 세계랭킹 1위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성공할지가 관심거리다.

 

워즈니아키는 지난 시즌 투어 대회에서 여섯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덴마크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아직 메이저 우승 경험이 없는 그는 새해 첫 공식전인 메디뱅크 인터내셔널에서 첫 경기인 2라운드(16강)에서 조기 탈락하는 등 시즌 출발이 불안하지만 "지난해에도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끝은 좋았다. 호주오픈 준비에 집중해 제 기량을 선보이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은퇴 2년 만인 2009년 복귀해 제2의 전성기를 보내는 킴 클리스터스(3위.벨기에)의 상승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US오픈 2연패로 생애 세번째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클리스터스는 시즌 최종전인 WTA 투어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투어 대회에서 5승을 추가해 개인 통산 40번째 타이틀을 채웠다.

 

지난 1일 태국서 열린 호주오픈 시범경기에서 워즈니아키를 제압한 그는 시즌 데뷔전인 메디뱅크 인터내셔널에서도 시드배정 선수 중 유일하게 4강에 오르며 순항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이진아(162위.양천구청)가 13일 시작하는 여자 단식 예선라운드에 1차전에 나섰지만 기상 악화로 경기가 순연됐으며 주니어 부문에서는 남자단식에 김재환과 여자 단식의 장수정(안양서여중), 이소라(원주여고)가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