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 3월 17일 개봉 확정

'달빛 길어올리기' 의 이미지 포스터. (desk@jjan.kr)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가 3월 17일 첫 선을 보인다. '천년학'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거장의 기대작인 데다 전통한지를 소재로 전주국제영화제가 직접 제작하는 영화라 관심은 더욱 컸다.

 

영화배우 박중훈이 한지 복원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시청 공무원을, 영화배우 강수연이 그 과정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PD를 맡았다. 전주시와 영화진흥위원회, 동서대로부터 제작투자 지원을 받아 지난해 11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후반 작업이 늦어지면서 올해 확정됐다.

 

영화의 배경은 전주. 임진왜란 때 전주 사고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무사히 옮겨져 역사의 맥을 이은 사연이 담겼다. 임 감독은 지난 2년간 발품 팔아 직접 전주를 둘러보고, 장인과 한지 종사자들을 만나면서 철저한 조사와 고증을 거쳤다.

 

임 감독은 "나는 '달빛 길어올리기'가 101번째 작품이 아니라 새롭게 데뷔하는 신인 감독의 첫번째 작품으로 불리고 싶다"며 "이전 100편의 영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때 이 영화가 소재, 캐스팅,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섞은 형식 등이 젊은 관객층의 구미를 당기기 어려운 요소로 여겨져 제작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8월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미디어플렉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메이저 배급 3사가 의기 투합해 공동 투자 배급을 약속하면서 일이 추진됐다. 그는 "이 영화는 무엇인가 귀신이 돕고 있지 않는가 할 만큼 뜻밖의 어려운 일들이 잘 해결됐다"고 말했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임 감독이 등장한다. 배우들에게 연기를 지시하고 돌아사는 찰나가 담겼다. 이규보의 한시 '영정중월'이 어우러져 아스라히 잊혀져가는 전통에 대한 향수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