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영의 아름다운 우리말] '박스 오피스' 대신 '흥행수익' 이라 하세요

'흥행수익'은 '박스 오피스'를 다듬은 우리말이다. '박스 오피스(box office)'는 영화나 연극 따위에서의 흥행 수익이나 흥행 기록을 뜻하는 외래어다. 영어권에서 사용되는 '박스 오피스(box office)'는 원래 영화관이나 극장 앞의 입장권 파는 곳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이 말은 '입장권을 팔아 벌어들인 흥행 수익'까지 일컫는 확대된 의미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두 가지의 뜻이 모두 쓰인다. 그러기에 심형래 감독의 <디 아더스> 가 처음 개봉될 당시, "박스 오피스 주변의 거지들이 도움을 구걸했다가 거절당하면 '끝 장면을 확 말해버린다'는 협박으로 돈을 챙겼다."거나 "자폐아의 삶을 그린 <말아톤> 이 개봉 첫 주를 제외하고 5주 연속 주말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었다. 전자는 '입장권 파는 곳'을 가리키고 후자는 '흥행 기록'을 의미한다.

 

▲ 고공행진하는 한국 영화의 흥행수익

 

2004년 이전에는 할리우드의 초대형 영화들이 박스 오피스의 상위 순위를 석권했었다. 그런데 <실미도> , <태극기 휘날리며> 가 1000만 관객을 넘기면서 한국 영화가 외국 영화를 크게 압도하는 역전극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2009년 미국의 혁명적인 3D 영화 <아바타> 의 강타에도 불구하고 2004년 이후로는 박스 오피스 10위권에 한국 영화가 지속적으로 과반수를 차지하는 고무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0년에는 무려 7편의 한국 영화가 박스 오피스 10위권에 들었다 하니 월드컵 4강 진출만큼이나 기쁜 소식이다.

 

▲ 뮤지컬 흥행수익

 

뮤지컬은 아직까지 미국과 유럽이 강세를 보인다.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대작 뮤지컬을 찾는 한국 관객들이 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창작 뮤지컬이 박스 오피스 기록을 한국 영화처럼 획기적으로 갱신했으면 싶다.

 

▲ 이렇게 쓰세요

 

<의형제> , <아저씨> 등의 영화가 흥행수익 10위권에 포함되었다.

 

강우석 감독의 영화가 개봉 첫날 흥행수익 1위를 차지했다.

 

이번에 무대에 올린 뮤지컬이 흥행수익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 장미영(전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