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면서도 힘있는 음색을 자랑해온 가수 윤도현이 오는 3월 개막하는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서 서정적이면서도 섬세한 사랑 연기에 도전한다.
그는 2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극중 직업이 작곡가인 주인공 '상훈' 역을 맡아 세번째 뮤지컬 무대에 서는 소감을 이같이 전했다.
윤도현은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정말 좋아했는데 이번 뮤지컬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제 안의 소녀 감성을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2008년 세상을 떠난 이영훈 작곡가의 유작인 '광화문 연가'는 덕수궁 돌담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 남녀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에 '난 아직 모르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등 그가 남긴 주옥같은 가요 33곡을 덧입힌 주크박스 뮤지컬.
윤도현은 이번 무대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키다리 아저씨처럼 돌봐주면서 그녀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해바라기 사랑'을 선보인다.
그는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할 때도 저같이 남자 같은 성격으로 극중 남자도 여자도 아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 속에서 시작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면서 "목소리도 거칠고 발라드와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윤도현은 "하지만 스스로를 깨뜨리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면서 "제 안에 있는 여리고 섬세한 소녀 감성을 찾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도현과 함께 '상훈' 역으로 더블 캐스팅된 배우 송창의도 "후배 세대에서는 원곡을 모를 수도 있겠지만 탄탄하게 짜인 드라마를 토대로 노래가 녹아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으로는 각색 및 연출에 이지나, 편곡 이경섭, 음악감독 김문정, 무대디자인 박동우 등이 가세한다.
'서편제'에 이어 잇따라 창작 뮤지컬을 맡게 된 이지나 연출가는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가 워낙 명곡이라 1980년대부터 현재를 아우르는 정서가 있는데, 그 위에 현대적 감각을 덧입힐 것"이라며 "세월의 깊이에 따라 과거와 현재 세대가 공존하는 무대 연출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양요섭은 '상훈'의 아들 역을 맡아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도전한다.
그는 "저희 또래에서는 모르는 노래가 많아 선뜻 출연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영훈 작곡가에 대해 알게 된 이후 오히려 출연하게 해달라고 졸랐다"면서 "처음하는 뮤지컬이라 떨리기도 하지만 두세배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해 오는 3월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은 4월 10일까지 이어지며 티켓은 3만~13만원. ☎1666-86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