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놉티콘 -정보사회 정보감옥』 (홍성욱)
죄수를 교화할 목적으로 설계된 벤담의 원형감옥 파놉티콘. 사이버시대의 전자 감시, 데이터 감시에 관한 연구서. 이 책은 벤담이 설계한 파놉티콘에 구현된 감시의 메카니즘을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에 만연해 있는 전자 감시와 프라이버시 침해, 감시의 역학 관계를 뒤집는 역감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2. 『디지털이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디지털 세상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일자리를 빼앗고, 지적 재산권의 남용,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그래도 디지털 세상은 인간의 경계를 없애고, 개인의 권리를 강화해줄 뿐 아니라 세계가 지구촌화되고 민주주의를 확장한다. 그래서 저자는 다가올 미래가 낙관적이라고 확신한다. 이 미래의 세상에선 무엇이 중요해지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창조적이고 열린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교육제도에 근심 어린 관심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선도적으로 디지털화되어 가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에 깊은 신뢰감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 관련 영화
1. 1984(조지오웰)
예리한 사회의식과 냉소적 풍자정신이 빛나는 조지 오웰의 대표적인 소설을 영화화했다. 언어와 역사가 철저히 통제되고 성본능은 오직 당에 충성할 자녀를 생산하는 수단으로 억압되며, 획일화와 집단 히스테리가 난무하는 인간의 존엄상과 자유가 박탈된 전체주의 사회를 그리고 있다. 전체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 놓인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고 파멸해 가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
잘 나가는 변호사이자 단란한 한 가족의 가장인 딘은 어느 날 아내와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던 중 한 가게에서 대학 동창과 우연히 마주친다. 곧, 그의 동창은 사고로 숨지고 어떤 이유인지 딘은 직장에서는 해고를 당하고 신용카드는 정지된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사람들에게 감시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최첨단 카메라와 인공위성, 도청 장치 등이 활용되는데, 이를 통해 감시와 통제가 일상화 된 현대 사회의 단면이 잘 드러난다.
▲ 신문으로 읽기
일거수 일투족 CCTV가 감시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 Circuit TV)을 맨 처음 사용한 나라는 영국이었다. 1980년대 중반 교통법규 위반차량 감시용으로 설치했다. 당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시민들의 반발이 일었지만 1993년 유아 살해사건 해결의 결정적 역할을 함으로써 반발이 수그러들었다. 2005년 5월 런던 버스 지하철테러 용의자를 검거할 때도 CCTV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영국은 지금 세계적으로 CCTV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420만 개에 이른다. 소설 '1984'를 통해 '빅 브라더'라는 감시시스템에 경고했던 조지 오웰의 나라 영국에 이처럼 CCTV가 많다는 게 아이러니다.
이젠 CCTV의 포위망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출근하는 순간부터 퇴근해 집에 들어올 때까지 직장인은 CCTV의 감시 속에 생활한다. 지하주차장과 도로, 건물과 사무실 출입구, 쓰레기 투기장, 학교 주변 등 도처에 설치된 CCTV가 우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있다. 직장인은 자신도 모르게 하루에 수십 차례씩 CCTV에 노출되면서 생활하는 셈이다.
우리나라 전역에 설치된 CCTV는 200만 개가 넘는다. 역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지만 범죄예방 및 해결 효과 때문에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 중의 하나인 일산 여자어린이 납치미수사건도 CCTV가 아니었다면 묻힐 뻔 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이를 마구 때리던 그 옷차림의 범인이 지하철 개찰구와 승강장에 설치된 CCTV에 찍혀 해결의 단서가 됐다. 이런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범인 검거의 일등공신은 경찰관이 아니라 CCTV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전북교육청이 학교내 CCTV 설치를 앞두고 인터넷 설문조사를 벌인다고 한다. 인권과 사생활 침해 논란 때문이다. (전북일보, 201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