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준결승 선착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2위.스위스)가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단식 4강에 진출했다.

 

페더러는 25일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9일째 남자단식 8강전에서 같은 국적의 스타니슬라스 바빙카(19위)를 3-0(6-1 6-3 6-3)으로 꺾고 가장 먼저 준결승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대회 우승자인 페더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복식 금메달을 합작한 절친한 동료 바빙카를 경기 초반부터 강한 공세로 몰아붙였다.

 

서브에이스를 연달아 꽂아넣으며 기선을 제압한 페더러는 절묘한 네트플레이로 허를 찔러가며 1세트를 쉽게 따냈다.

 

'광속 서버' 앤디 로딕(8위.미국)을 꺾고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8강에 올라온 바빙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2세트에서 바빙카가 날카로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 공격을 퍼붓자 페더러는 평소답지 않은 실수를 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차분하게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낸 데 이어 게임스코어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백핸드 발리로 바빙카의 서브게임을 빼앗고 2세트를 가져오면서 승기를 잡았다.

 

상승세를 탄 페더러는 경기 도중 라켓을 집어던져 경고를 받는 등 심리적으로 흔들린 바빙카를 상대로 3세트까지 따내면서 1시간47분 만에 승리를 매듭지었다.

 

이날 승리로 호주오픈에서 8년 연속 준결승에 오르게 된 페더러는 "바빙카와 연습에서나 경기에서나 많이 만나 서로의 장단점을 다 알기 때문에 이기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했다"고 말했다.

 

페더러는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와 토마스 베르디흐(6위.체코) 간의 8강전 승자와 오는 27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여자 단식에서는 중국의 '희망' 리나(세계랭킹 11위)가 안드레아 페트코비치(33위.독일)를 2-0(6-2 6-4)으로 잠재우고 4강에 올랐다.

 

중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고 세계 랭킹 10위안에 든 리나는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4강에 오른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준결승에 오르며 자국 테니스 역사에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앞서 시즌 개막전인 시드니 메디뱅크 인터내셔널 우승으로 상승세를 예고했던 그는 "앞서 열린 시드니 대회도 결과가 좋았는데 올해 호주오픈에서는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리나는 세계랭킹 1위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와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7위.이탈리아) 대결의 승자와 준결승에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