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선수단 본단이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하는 한국은 5개 종목에서 150명(본부임원 20명, 경기임원 24명, 선수 106명)으로 선수단을 꾸려 파 두자릿수 금메달 획득과 종합 3위를 목표로 내걸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26개국에서 1천1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내달 6일까지 8일간 펼쳐지며 아스타나와 알마티 등 두 곳에서 경기가 열린다.
30일 개막식이 열리는 아스타나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 등 빙상 종목이 주로 열리고, 내달 6일 폐막식이 펼쳐지는 알마티에서는 스키 등 눈 위에서 열리는 경기가 마련된다.
◇복병 카자흐스탄 견제 속 3위 수성 도전
개최국 카자흐스탄은 겨울 스포츠 강국이지만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그동안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에 밀려 한 번도 종합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1996년 중국 하얼빈 대회에서 14개의 금메달을 따 2위를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인 카자흐스탄은 동아시아 3국이 아닌 나라로는 처음으로 동계아시안게임 개최권을 따냈다. 홈이라는 이점을 안은 카자흐스탄은 내친김에 사상 첫 종합 1위까지 노리고 있다.
스키(금메달 27개)와 바이애슬론(7개) 등에 강한 카자흐스탄은 한국이 강한 컬링, 스피드스케이팅 1,000m과 일본이 독주하는 알파인 스키 회전과 대회전 등을 빼 버렸다. 대신 스키오리엔티어링(8개), 밴디(1개) 등을 추가해 무더기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대표팀은 카자흐스탄이 총 69개의 금메달 가운데 최소 20개 이상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종합 순위에서 지난 창춘 대회(금메달 9개)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것을 당면 과제로 삼고 있다.
카자흐스탄이 종합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전력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겨울 스포츠에서도 국제 무대에서 초강세를 보이는 중국이 2위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96년 하얼빈 대회 이후 열린 4차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3번이나 종합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겨울 스포츠에서도 강하다.
여자 쇼트트랙 간판스타 왕멍이 출전하지 않지만 저우양이 건재하며,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는 왕베이싱과 유징이 한국의 이상화와 메달 색깔을 다툴 예정이다. 또 중국은 피겨 페어의 팡칭-퉁지안(세계랭킹 2위)의 실력이 독보적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동계 종목이 강한 일본과 3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창춘 대회에서 알파인 스키 4종목을 싹쓸이한 일본은 스키,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강국이다.
알파인 스키 종목 조정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게 됐지만 무라카미 가나코가 버틴 피겨와 가토 조지, 나가시마 게이치로 등이 출전하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선전을 믿고 있다.
◇'메달밭 쌍두마차'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기대
한국은 2007년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모두 딴 컬링과 이규혁(33.서울시청)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스피드스케이팅 1,000m가 빠진 게 아쉽다.
전통적인 '메달밭'인 쇼트트랙에 기대를 걸면서 새로운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무더기 메달을 노린다.
우선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영웅인 모태범(22), 이상화(22), 이승훈(23.이상 한국체대)이 전력의 핵이다.
모태범, 이강석(26.한국체대)과 이상화가 나서는 500m는 그날 컨디션이 경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만 평소 페이스만 잘 유지하면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상화와 모태범이 최근 발목 등을 다친 게 변수다.
1,500m에서는 모태범과 '맏형' 이규혁이 금메달을 노린다. 이규혁은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면 3연패에 성공한다.
이규혁은 최근 세계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4번째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다.
특히 5,000m와 10,000m 등 남자부 장거리에서는 이승훈의 독주가 예상된다. 처음 도입된 장거리 오픈레이스인 매스 스타트와 팀 추월에서도 한국이 강세라 이승훈은 잘하면 4관왕까지 차지할 수 있다.
1999년 대회와 2003년 대회에서 각각 6개의 금메달을 땄다가 지난 창춘에서 4개에 그친 쇼트트랙은 올 초 터진 '짬짜미 파문'을 딛고 빠르게 전력을 추슬렀다.
부정을 방지하고자 생소한 타임레이스(일정 구간의 통과 속도를 겨루는 방식)를 도입해 선수를 뽑았는데 최근 월드컵 3~4차 대회에서 12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이호석(25.고양시청), 성시백(24.용인시청) 등 기존 대표 선수뿐 아니라 노진규(19.경기고)와 김담민(16.부림중) 등 어린 선수들도 금메달을 따내며 신구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유망주 엄천호(19.한체대)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주종목 역할을 해 온 남녀 1,500m 등에서 금메달 3개를 노리고 있다.
스키는 알파인 스키의 기대주 정동현(23.한체대)을 비롯해 남자 스키점프와 여자 프리스타일의 서정화(21.남가주대)가 메달권 진입에 도전하고 있다.
정동현은 주종목인 대회전이 빠진 가운데 활강과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등에 출전한다. 대회 경험이 적은 활강을 뺀 슈퍼대회전과 슈퍼복합에서는 금메달 획득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영화 '국가대표'로 잘 알려진 남자 스키점프팀은 2009년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쓴 주역인 최흥철(30), 최용직(29), 김현기(28), 강칠구(27.이상 하이원)를 앞세워 메달 사냥에 나선다.
서정화는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는 아깝게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알마티에서는 금메달까지 노려볼 계획이다.
창춘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남자 아이스하키는 결승 진출을 노린다. 홈의 이점을 안은 최강 전력의 카자흐스탄이 강력한 우승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