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2시 익산시 영등동 A 한증막.
체감온도가 한 낮에도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 탓인지 손님들로 크게 붐볐다.
최근의 이상한파가 계속되면서 이곳 한증막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 반짝특수에 주인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게 손님들의 귀띔이다.
특히 한증막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수도계량기나 보일러 동파 등으로 집 밖으로 내몰린 주민들이 이곳을 임시거처로 활용하면서 가족단위 손님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증막의 한 관계자는 "원래 겨울이면 손님이 많은 편이지만 최근의 이상한파로 손님들이 부쩍 늘어나 매출이 예년에 비해 껑충 뛰었다"고 싱글벙글했다.
연일 계속되는 추위에 보일러 수리업체 등 난방기 관련 업체 역시 때아닌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추위에 가동을 멈춘 보일러 수리 및 교체 등 고객 주문이 크게 밀려들고 있으나 수요를 제때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야근과 특근이 반복되고 있다.
자동차 월동 장비를 판매하는 자동차용품점도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잦은 눈과 계속된 영하의 한파로 스노체인이나 온열시트, 성에 제거기와 김 서림 방지제 등의 매출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이에반해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나름대로 큰 특수를 노렸던 전통시장 상인들은 뚝 끊긴 손님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날씨가 워낙 춥다보니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진 지 이미 오래돼 설 대목을 아예 포기한 이들 상인들은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설 대목을 대비해 준비한 생선과 과일까지 추운 날씨탓에 얼어붙기 일쑤여서 상인들의 골 깊은 시름은 더욱 심화되고 있을 뿐이다.
이날 오후 4시 익산의 최대 전통시장인 북부시장 거리는 무척 한산했다.
설 대목이 코 앞에 다가왔다고 실감할수 없을 정도로 썰렁했다.
채소 좌판 노점상 김 모씨(67)는 "날씨가 너무 추워 손님들이 오지 않아 이제 겨우 1만원 어치 밖에 팔지 못했다"며 애꿎은 날씨만을 한 없이 원망했다.
지역 식당가도 매출 격감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추운 날씨로 시민들의 외출이 뜸해진데다 구제역 여파와 급격한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고통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영등동의 한 돼지고기 전문식당.
점심손님을 맞을 준비로 한창 분주해야 하지만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주인 혼자 매장을 지키고 있다.
식당 주인은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지만 그나마 있는 손님 발길마저 끊길까 가격 인상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요즘은 손님들이 거의 없어 저녁 9시면 문 닫고 들어가니 하루하루 버티기가 정말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치킨점도 줄어든 손님으로 애를 태우고 있었다.
주인 장 모씨(49)는 "AI 등 가축전염병에 이어 이상 한파까지 기승을 부리니 주문이 하루 10여건 안팎에 머물고 있어 가게 유지도 힘들 정도다"며 울상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