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곳중 2곳 '몰아서 체육수업'

'교과 집중이수제' 도입…도내 6학기 체육 115곳서 올 74곳으로 줄어

올 고교 신입생부터 '집중 이수제'가 도입된 가운데 도내 고교중 상당수가 3학년때는 물론, 고 2때도 체육수업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자칫 학교체육이 빈 껍데기만 남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중이수제란 전체 수업시수는 동일하게 맞추되, 특정 학기 또는 특정 학년에 수업 시간을 몰아 편성하는 것으로 이는 각 학기당 이수 과목 수를 줄여 학습부담을 덜어주고 연속 수업을 통한 집중도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체육과목은 그 특성상 조금씩 이라도 자주 하는게 신체 건강은 물론, 평소의 생활리듬을 찾는데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지도와 감독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안민석 의원(민주당·경기 오산)이 전국 3673개 고교의 체육수업 편성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신입생에 대해 3년 내내(6학기) 체육수업을 하겠다는 학교는 전체의 32%인 1178곳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입학생을 기준으로 6학기 모두 체육 수업을 편성한 학교가 전체의 54.2%였던 것과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도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총 224개 고교중 6학기 체육수업 학교가 지난해에는 115곳이었으나 올해에는 74곳으로 35.7%의 감소율을 보였다.

 

4학기 수업학교의 경우 지난해 96곳에서 올해 114곳으로 늘어나는 등 2년간만 체육을 하는 곳이 급증했다.

 

전주시내 대다수 인문계 고교가 체육수업을 4학기만 하는 것으로 나타나 체육과목은 저학년때 하고 3학년때는 아예 체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2학기만 체육수업을 하는 학교는 지난해 11곳이었으나 올해엔 22곳으로 정확하게 두배로 뛰어올랐다.

 

고교 3년 과정중 1학년때만 체육수업을 하고, 2학년부터 3학년이 끝날때까지는 아예 체육수업을 편성하지 않는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이와관련 정읍교육지원청 윤준호 장학사(체육학 박사)는 "엘리트 선수들도 불과 한달만 쉬면 십수년씩 해온 체력 기능을 잃는게 상식"이라면서 "혈기 왕성한 고교생들이 짧게는 일년,길게는 2년동안 체육을 전혀 하지 않을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