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사의를 표명한 남기춘 전 서울서부지검장이 이례적으로 정식 퇴임식 없이 검찰을 떠났다.
서부지검은 남 전 지검장의 사표가 7일 수리됐지만 퇴임식은 열지 않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지검 관계자는 "이미 검찰 내부 통신망에 소감을 남겼고 동료 직원, 검사들과도미리 작별 인사를 한 상황이라 (남 전 지검장이) 퇴임식을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남 전 지검장은 지난해 7월 서부지검에 부임해 수개월 동안 한화·태광 그룹 비자금 수사를 지휘했고, 수사 종결을 앞둔 지난달 28일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사퇴 배경을 밝히지 않았으나 검찰 안팎에서는 한화·태광 사건과 관련해 '부실·과잉 수사'라는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외압에서 수사팀을 지키고자 용단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1989년 검사 생활을 시작한 남 전 지검장은 대표적인 '강력·특수통'으로 검사의 자존심을 중시하고 타협하지 않는 수사 스타일을 보여 검찰 내부에서 대표적인 '강골(强骨)' 인사로 꼽혔다.
그는 사의를 표명한 당일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지검 사무실을 돌며구성원들과 미리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 '기관장으로서 절차를 무시한 돌발 행동'이라는 비판과 '사퇴 배경이 복잡했던 만큼 용퇴(勇退) 의지를 은연중 보여주려 했던 것 아니냐'는 반론이 엇갈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 전 지검장은 이후 사표 수리 전까지 휴가를 썼고, 법무부는 7일 송해은 대검형사부장을 서부지검장 직무대리로 임명했다.
서부지검은 지난달 말 거액의 배임·횡령 혐의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을 구속 기소하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남 지검장은 앞서 재경지검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국내 10∼40위권 대기업 2곳의 동시 수사를 결정해 '과감한 행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