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에서] 전북의 '매력 경쟁력'

김원종(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최근에 '매력경영'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개인도, 도시도, 국가도 매력을 경영하여 호감을 얻고 다른 사람을 압도할 수 있는 매력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21세기는 매력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많은 학자들이 강조한다.

 

미래학자 롤프 얀센(Rolf Jensen)은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미래 소비자는 상품이 아니라 상품에 담겨있는 감성·가치·이야기 등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을 강조했다. 그가 방한했을 때 "김치에도 이야기를 담아 문화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던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오래된 도시들은 문화와 예술, 음식 등을 자기만의 매력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곳이 많다. 프랑스에 갈 때마다 문화와 예술적 향취로 가득한 도시들이 참 많다는 점을 느끼곤 한다.

 

비교적 최근에 조성되는 도시들도 매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욱 부단한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는 같은 모양의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하여 개성 강한 건물로 가득한 활력있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미국의 라스베이가스도 다양한 공연 등을 통해 도박 도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방문하고 싶은 친근한 도시 이미지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전북은 어떻게 하면 글로벌 매력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을까?

 

한국의 음식과 전통문화가 물씬 넘쳐나는 고장, 그 속에서 건강하고 안락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미래 고령화시대에 매력있는 전북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실제로 2009년 지역 건강통계에 따르면, 전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건강한 고장이다. 스트레스 인지율이 24%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였다. 또한 사망률의 예측지표로 널리 활용되는 주관적 건강상태(self-rated health)는 53.6%로 제주(53.8%)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아 전북인의 절반 이상은 건강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매력 전북, 매력 전북인이 되기 위해서, 우선 모두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제일의 맛 고장인 전북에 세계적인 미식가들이 찾아올만한 대표식당을 전략적으로 키워보자. 프랑스의 수도가 파리지만, 음식의 수도는 리옹인 것처럼 대한민국 음식 수도로 도약할 만한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런 면에서 작년 12월 전주에서 열린 OECD관광위원회에서 '한식 세계화와 음식관광 선진화 방안'을 논의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전북을 고령화 시대의 건강하고 안락한 생활공간으로 재설계하고 가꾸어 나가는 것은 어떨까? 단기간내에는 어렵겠지만 도시 한 가운데 광장이나 공원을 만들어 주말이면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들이 함께 어울리고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구 확장기의 도시 경쟁력이 좋은 직장과 학교였다면 고령화 시대에는 건강하고 안락한 삶의 질에 따라 도시매력이 결정된다는 점에 우선 착안하고 실천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또, 전북은 예로부터 예술과 문화의 고장이다. 한국관광의 으뜸명소로 선정된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하여 각 마을마다 고유의 예술과 문화적 전통을 키워보자. 전북의 초등학교는 예외없이 전통음악 과목을 두고 특성화교육을 해보자. 전북에서 매년 벌어지는 축제는 음식과 전통문화 축제로 총체적으로 기획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가장 이상적인 매력경영은 외적 매력과 내적 매력의 통합이라고 한다. 외적 매력은 보는 순간 바로 나오고 내적 매력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차차 나오게 된다. 그래서 내적 매력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은 근시안적인 시각이다. 오래도록 지속되는 매력은 내적 매력의 힘으로 뒷받침되는 매력이다.

 

전주비빔밥, 한옥마을, 새만금 등 세계적인 전북의 매력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오감(五感)으로 담아내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통해 통합아이콘으로 발전시키는 전략이 필요함을 제안해 본다.

 

/ 김원종(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