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개입해봤자 정치적으로 얻을 것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오불관언으로 여긴 바람에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겨우 면피용 성명서나 내는가 하면 시민사회 인사나 시의원들로 하여금 중재 역할이나 하도록 종용하는 선에서 그쳤다. 내년 선거가 닥쳐오는 마당에 민감한 문제라서 끼어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노사와 노·노 싸움으로 번진 이번 사태에 잘못 개입했다가는 양측으로부터 밉보일 것을 염려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요즘 국회의원들은 비회기중이라 그렇게 바쁘지 않다. 그런데도 시내버스 파업으로 두달 이상 서민들이 엄동설한에 덜덜 떨고 있는데도 적극 중재역할을 하지 않은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아침 저녁으로 삼십분 이상씩 버스를 기다려 보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안다. 국회의원들은 고급 승용차나 타고 다녀 이같은 고통은 모를 것이다. 대충 피상적으로만 알 뿐이다.
모름지기 지역 국회의원은 주민들이 고통을 당하면 최우선적으로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야 한다. 선거 때 표만 달라고 구걸할 일이 아니라 아픔이 있을 때는 함께 나서야 한다. 그게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이다. 한동안 낙선해서 실의에 잠긴 정동영의원에게 재기의 기회를 열어준 전주시민들은 그에게 실망이 크다. 정의원은 시내버스 파업기간 중에 노조 방문과 시민 대표들로 하여금 중재에 나서도록 하고 중앙당으로 하여금 시장과 지사가 나서서 해결토록 한 것이 거의 전부다.
그간 정치적으로 큰 은혜를 입은 정의원이 시민들의 고통을 헤아리기 보다는 큰 그림만 그리기 위해 민노총을 너무 의식했다는 비난도 있다. 원론적인 논평만 단 한차례 낸 장세환의원이나 설 전후해서 줄곧 지역에 머무르면서 민심기행에 나선 신건의원에 대해 실망스런 눈치다. 국회의원들이 시내버스 타고 다니면서 초반부터 진자리로 뛰었으면 사태는 조기에 해결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