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규모·금리·신용위험 동반상승

국내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계대출이 지난해 7% 가까이 불어난 가운데 대출금리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제2금융권에서는 상호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13일 코리아크레디트뷰로(KCB)에 따르면 은행, 신용카드, 할부금융, 보험, 신용협동조합, 저축은행 등 전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722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말 675조9천억원에 비해 46조9천억원(6.9%)이 늘어난 액수다.

 

신용대출이 103조9천억원에서 124조1천억원으로 20조2천억원(19.4%)이 증가했고, 주택담보대출도 284조6천억원에서 311조5천억원으로 26조9천억원(9.5%)이나 늘었다.

 

증가 폭이 큰 신용대출은 저축은행이 52.4%로 1.5배 넘게 불어났고, 카드론 30.4%, 할부금융 30.8%, 보험 24.6% 등 다른 제2금융권도 많이 늘어났다.

 

신용등급이 낮아 부실 위험이 큰 대출의 비중은 이들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커지는 추세다.

 

저축은행의 신규취급 대출에서 8∼10등급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택담보대출이 2009년말 14%에서 지난해말 22%로 커졌고, 신용대출은 14%에서 17%로 커졌다.

 

신협 신용대출은 지난해 10월 8∼10등급 대출 비중이 4%에서 2개월새 6%로 커졌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도 이용 금액이 2009년말 5조2천억원에서 지난해말 6조원으로 15.4% 증가한 가운데 8∼10등급 비중은 6%대에서 8%대로 커졌다.

 

KCB 관계자는 "가계신용의 부실화 위험이 높아진 상태"라며 "'가계부실 선행지수'가 지난해 1월 저점을 찍고 오르는 추세여서 앞으로 잠재적인 부실 위험이 커질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이 늘고 신용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대출금리는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1일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앞으로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2.80%이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3.12%까지 오르면서 CD 금리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의 금리가 뛰고 있다.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나은행이 오는 14일부터 5.00∼6.50%를 적용, 지난해말 4.68∼6.18%보다 0.32%포인트 올린다.

 

우리은행은 4.20∼5.52%에서 4.86∼6.16%로 0.31%포인트 인상된다.

 

같은 기간 CD 연동 신용대출 금리도 하나은행이 5.76∼8.19%에서 6.08∼8.51%로, 국민은행이 5.80∼10.10%에서 6.36∼10.55%로 각각 상향 조정된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주택담보대출의 장기.고정금리를 우대하고 연말정산에서 혜택을 주는 세제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