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정규리그 경기에서 2시간 접전 끝에 삼성화재를 3-2(28-26 23-25 25-23 22-25 15-12)로 물리쳤다.
올 시즌 내내 삼성화재만 만나면 '고양이 앞에 쥐' 신세로 전락했던 현대캐피탈은 31득점을 터뜨린 문성민과 16점을 보탠 헥터 소토 쌍포를 앞세워 올 시즌 삼성화재에 4경기 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시즌 14승6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선두인 대한항공(16승4패)과 격차를 줄였다.
문성민은 이날 블로킹 득점 3개, 후위 공격 10점, 서브 득점 3개를 올려 올 시즌 국내 선수로는 첫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최근 2연승을 달리던 삼성화재는 거포 가빈 슈미트가 42점을 터뜨리면서 4위 도약을 노렸지만 라이벌에 발목을 잡혔다.
1세트부터 불꽃튀는 접전이 펼쳐졌으나 현대캐피탈이 8득점을 올린 문성민의 활약과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먼저 웃었다.
5-5로 맞선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은 권영민이 손재홍을 겨냥해 강서브를 때려 2점을 올렸고 윤봉우가 가빈의 오픈 강타를 가로막으면서 3점 차로 기선을 제압했다.
승부는 듀스까지 이어졌지만 26-26에서 문성민이 박철우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은 데 이어 가빈의 백어택이 아웃되면서 현대캐피탈이 세트를 가져왔다.
삼성화재는 2세트 초반까지 현대캐피탈에 끌려 다녔으나 박철우와 가빈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균형을 맞췄다.
6-11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는 박철우 쪽으로 공을 띄워 연속 득점을 만들어냈고 가빈이 문성민의 강타를 블로킹하면서 13-1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23-23까지 살얼음판 승부가 계속됐으나, 삼성화재의 해결사 가빈이 고공 강타를 뽐내며 연속 득점을 올려 마침표를 찍었다.
분위기를 탄 삼성화재는 3세트 6-8로 뒤지고 있다가 박철우의 오픈 강타로 3연속 득점을 하는 등 순식간에 5점을 내 11-8로 앞서갔다.
그러나 '4패는 당할 수 없다'는 현대캐피탈의 투지가 앞섰다.
현대캐피탈은 20-20 동점에서 상대 서브 범실에 이어 한상길이 가빈의 시간차 공격을 차단하면서 분위기를 탔다.
23-22 상황에서 다시 한상길이 스파이크 서브 득점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4세트에서 리베로 오정록과 김대경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지자 현대캐피탈의 집중력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삼성화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6-7에서 경기를 뒤집은 이후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삼성화재는 23-22에서 고희진의 속공과 가빈의 서브 득점으로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에서도 '혈투'는 이어졌으나 삼성화재가 잇단 범실로 자멸했다.
8-7에서 삼성화재는 가빈과 박철우, 고희진의 공격이 계속된 범실로 리드를 빼앗겼고, 상대 쪽으로 흘러간 승기를 되돌리지 못했다.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는 올 시즌 최다인 4천632명의 관중이 입장해 프로배구 전통의 라이벌 매치가 뿜어내는 열기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