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소통…'편지' 에 얽힌 이야기를 말하다

EBS '다큐프라임-편지' 14~16일 방송

'보내주신 편지는 진한 우정과 따뜻함을 담고 있어서 저는 다시 삶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가 후원자였던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 담긴 글귀다.

 

차이코프스키와 폰 메크 부인은 15년간 1천여통의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그러나 이들의 애절한 사랑은 편지 안에서만 존재했다. 이들은 현실 세계에서 단 한 번 만났을 뿐 작곡가와 후원자 관계로 남기 위해 서로 만남을 피했다.

 

EBS '다큐프라임'은 14~16일 밤 9시50분 '편지'를 통해 편지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잊혀져 가는 인간적 관계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제작진은 18세기 철학자 장 자크 루소의 식물 편지에서부터 정약용 형제의 호기심이 담긴 편지 등을 소개한다.

 

철학자이자 식물학자였던 장 자크 루소는 친구의 4살배기 딸을 위해 식물에 관한 편지를 적어 보낸다. 루소는 어린 친구를 위한 편지에서 상세하고 친절하게 식물들을 설명한다.

 

루소와 비슷한 시기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은 각자 유배지에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지적 호기심을 채웠다. 편지는 형제의 유일한 소통 수단이었다.

 

형이 숨을 거둔 후 정약용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지금부터는 학문을 연구해 비록 얻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누구에게 상의를 해보겠느냐. 사람이 자기를 알아주는 지기가 없다면 이미 죽은 목숨보다 못 한 것이다"라고 적었다.

 

동화 '강아지똥'의 작가 권정생과 '미운 아기오리'의 작가 안데르센에게는 자신을 이끌어주고 보듬어준 스승이 있었다. 국어학자 이오덕과 덴마크의 국민작가 잉에만이다. 이들은 스승과 편지를 나누며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다.

 

제작진은 이밖에 조선시대 실학자들이 주고 받은 해학과 풍자가 가득한 편지를 젊은 국악인들의 목소리로 들려준다.